[여객기 참사 분향소] "너 줄게"... 조문객들 눈물샘 터지게 만든 '빨간 장난감'
2024-12-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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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희생자 위한 3세 조문객의 선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분향소에 놓인 작은 장난감 하나가 조문객들의 눈물샘을 터지게 했다.
제주항공 참사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헌화한 국화꽃들 사이로 소방차 모양 빨간색 장난감이 올려졌다. 어머니, 동생과 함께 조문을 온 3세 어린이가 참사 희생자인 2021년생 동갑인 낯선 친구를 위해 둔 것이다.
어린이는 한 손에 국화꽃을 또 다른 손에는 장난감과 어머니의 손을 겹쳐 잡은 채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의젓한 모습으로 분향대 앞에 다다른 어린이는 어머니와 함께 국화꽃 한송이를 위패 앞에 올려놓은 뒤 집에서 챙겨온 장난감을 그 위에 놓았다. 전날 발생한 참사 희생자 중 최연소인 3세 남아 고모 군을 위한 선물이었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어머니 박혜진 씨는 "최연소 희생자가 첫째 아이와 나이가 똑같아서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아이에게 이야기했더니 장난감을 주고 싶다고 해 가장 아끼는 장난감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하늘로 떠난 동갑내기에게 자신의 장난감을 선물한 어린이는 손을 흔들며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뒤 분향소를 빠져나왔다.
이번 참사 최연소 희생자인 고 군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구단 직원의 자녀다. 아버지 고 씨는 연말 기념 및 KIA의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할 겸 아내, 아들과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했다.
KIA 김선빈 선수는 "십여년 넘게 함께한 나의 듬직한 동료이자 언제나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형. 하늘에서 형수, ○○랑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어. 다음 생애가 있다면 우리 그때도 좋은 인연으로 만나 못다 한 약속 꼭 지키자"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