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비행기가 유독 불안한 두 가지 이유
2024-12-3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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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 수 눈에 띄게 줄고 정비 비용은 대형사 절반도 안 돼
제주항공 참사 사망자 179명 중 174명 신원 확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숨진 179명 중 174명의 신원이 이날 오전까지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국은 이르면 이날 중 모든 사망자의 신원 확인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원 확인과 검시, 검체 결과 확인이 끝난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희생자 4명이 검시 필증을 받아 유가족들이 각자의 연고지에서 장례를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전날 유가족협의회에 장례 절차가 가능한 90명의 명단을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날 추가적인 장례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희생자는 시신 훼손 정도가 심각해 검시 및 검안 작업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사고는 지난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과 로컬라이저를 들이받고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기내에는 승무원 6명과 승객 175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중 179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로 제주항공의 정비 시스템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5년간 제주항공의 정비사 수가 13% 이상 줄었으며, 항공기 평균 기령(사용 연수)은 높은 반면 정비 비용은 대형 항공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이 공개한 항공종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지난해 469명으로 13.5%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비사 수가 매년 줄어들어 2020년 501명, 2021년 465명, 2022년 43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5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체 운항편 중 정비 문제로 인해 출발이 지연된 비율은 제주항공이 0.77%로 국내 11개 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항공기의 평균 기령이 업계 최고 수준임에도 정비 비용이 대형 항공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항공기안전투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내년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한 예산은 약 2209억 원으로, 항공기 한 대당 평균 약 53억 8668만 원이다. 이는 대한항공(127억 616만 원)과 아시아나항공(162억 793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주항공의 항공기 평균 기령은 14.4년이다. 대한항공(11.4년)이나 아시아나항공(12.3년)보다 노화했다. 에어부산(9.7년), 진에어(12.7년), 티웨이항공(13년)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도 노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