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위’ 찍으며 폭발적 화제 모은 한국드라마, 드디어 넷플릭스 뜬다 (정체)

2024-12-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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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작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한 드라마

레전드 스포츠 드라마로 꼽히는 '스토브리그' 포스터. / SBS
레전드 스포츠 드라마로 꼽히는 '스토브리그' 포스터. / SBS

SBS가 새해부터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가운데 묵직한 드라마가 신호탄을 쏜다.

3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2019~2020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대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새해 첫날인 2025년 1월 1일 넷플릭스에 탑재된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만년 꼴찌 프로야구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다.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백승수(남궁민).  / SBS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백승수(남궁민).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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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머니볼'처럼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가 세이버메트릭스(통계학적 분석론)를 바탕으로 꼴찌팀 드림즈를 살려내는 과정을 그린다. 야구 선수가 아닌 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들이 메인이라는 점에서 여타의 야구 드라마와는 차별성이 있다. 스토브리그(stove league)란,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 영입과 연봉 협상에 나서는 것을 지칭한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9.1%(닐슨코리아 기준)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찍으며 흥행과 작품성 모두 잡은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 SBS

히트작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평소에는 드라마를 잘 보지도 않던 남성들이 열광하고 본방 사수를 하는 독특한 현상을 낳은 걸작이다.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불모지로 여겨져 왔던 스포츠 드라마가 이처럼 뜨겁게 회자한 건 1994년 농구 드라마 '마지막 승부' 이후 처음이었다.

스포츠 드라마지만 경기 장면은 거의 안 나온다. 오히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부분은 '협상' 장면이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사람도 열광한다.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오피스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특별함은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트리는 스토리가 가진 ‘리얼리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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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회 실제 야구판에서 일어났었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을 그리며 야구팬들을 안방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드라마는 이 외에도 병역 논란, 스카우트 비리 등 실제 야구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실감 넘치게 풀어내며 비시즌, 야구팬들을 충성도 높은 고정 시청층으로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야구를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경우, ‘스토브리그’가 그리고 있는 야구판에서의 성장 스토리에 열광하는 풍경을 그렸다. 과거 야구사는 잘 모르지만, 이들이 그려내는 ‘속 시원한’ 꼴찌 팀의 성장기가 카타르시스를 전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드라마들이 시청률을 위해 무리하게 삽입했던 러브라인이나 막장 스토리를 과감하게 뺀 ‘스토브리그’만의 담백한 매력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포인트였다.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이세영(박은빈). / SBS
이하 드라마 '스토브리그' 속 이세영(박은빈).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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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진 대사와 이를 소화하는 배우들이 그 중심에 있다. 최연소 여성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이 무례한 선수에게 "선은 니가 넘었어!"라고 외친 대사는 유행어가 됐다.

운영팀 막내 직원 한재희(조병규)가 회사를 나간 상사에게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되죠"라고 말하는 부분은 '최고 사이다였다'는 평가다. 주인공 백승수가 말한 "누가 누굴 돕습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남들만큼만 해주세요"는 직장인이 가져야 할 자세라는 말도 나왔다.

드라마는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가 만나 'SBS 연기대상' 대상, '2020 백상예술대상' 드라마 작품상 등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스토브리그'는 방영 당시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꾸준히 회자했다. 리더십 강연이나 조직 관리에 대한 논의에서 사례로 언급되곤 했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드림즈와 실제 프로야구팀을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등 여전히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넷플릭스에서의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드라마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SBS는 최근 공시를 통해 “2025년부터 6년간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를 넷플릭스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는 드라마, 예능은 내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동시 공개되는 조건도 포함됐다. 한때 MBC가 넷플릭스에 제작, 납품한 ‘피지컬 100’, ‘나는 신이다’ 같은 형식도 여럿 나올 전망이다.

유튜브 채널 'SBS Catch'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