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공 타기 무서워요” 탑승 꺼리는 승객들에 여행사 '취소 변경 수수료 면제'
2024-12-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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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 사고 트라우마로 취소 문의 폭주
제주항공, 여행사들에 위약금 면제지침 전달
하나투어·인터파크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무안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제주항공 이용 상품에 대한 취소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여행업계는 항공편 변경과 대체 공항 마련 등 긴급 대책도 시행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주요 여행사들에 위약금 면제 지침을 전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지난 29일 이내 구매한 모든 항공권에 대해 무료 취소를 허용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항공권 취소 및 변경 수수료를 면제한다"며 "다만 무안공항을 제외한 타 공항 출발 항공편은 호텔·지상비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투어도 제주항공 취소료를 면제하고, 타 항공사 상품으로 변경 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다만 패키지상품 전체 취소 시 현지 숙소 등 지상 비용에서 발생하는 실비는 징수할 방침이다.
여행사들은 대체 항공편 마련에도 나섰다. 하나투어는 무안발 비엔티엔 라오항공 탑승 상품을 인천 출·도착으로 변경했다. 방콕발 제주항공 무안 도착 상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인천, 대구, 부산 도착으로 전환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이 내년 1월 5일까지 폐쇄됨에 따라 여행사들은 무안공항 이용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공항 폐쇄 기간이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요청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측은 사고 여파로 해외여행 취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여행 수요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온라인 여행 정보 사이트에는 “내년 2월 베트남 여행을 가기로 돼 있었는데 취소했다”, “해외여행 계획을 접고 국내여행을 고민 중이다”,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등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저비용항공사(LCC)와 공항 이용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사고 후 심리적 불안 등을 이유로 이미 예약한 여행 상품에 대한 취소 요청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기 시작했다”면서 “어제 하루에만 수십 건의 문의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여행 업계는 이번 참사에 대한 애도 차원으로 마케팅 활동도 축소 또는 중단하고 있다.
현재 주요 여행사 예약 사이트에서 제주항공 관련 상품 프로모션은 모두 내려간 상태다.
교원투어는 홈쇼핑 판매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도 예정된 여행 상품 라이브 방송을 취소했다. 향후 홈쇼핑 판매나 기타 프로모션 진행 여부도 검토 중이다.
연말연시와 겨울방학 특수 등을 기대하던 여행업계는 이번 참사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고 여파로 향후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뿐 아니라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까지 급격히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지금이 성수기이기는 하다”면서 “내년 1분기 동남아 등 신규 여행 수요가 많았는데 둔화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여행업계 전반적으로 큰 침체가 이어질 것 같다”며 “타격이 있겠지만 애도의 분위기가 큰 만큼, 피해에 대한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