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179명 가운데 제주항공 여승무원 포함돼 있었다

2024-12-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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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제주항공 승무원... 남편·아이와 함께 태국 여행서 돌아오다 참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이 가족과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문자에 사람들 눈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들이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참사 희생자들 중에 태국으로 관광을 간 제주항공 여성 승무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만난 김모(61) 씨는 딸과 사위를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김 씨 카카오톡에 저장된 딸의 대화명은 'OO공주'였다. 김 씨가 보여준 카카오톡 가족대화방에는 수신자가 읽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숫자 1'이 여전히 떠 있었다.

제주항공 7C2216 편 희생자와 가족이 주고받은 메시지. / 뉴스1 (피해자 가족 제공)
제주항공 7C2216 편 희생자와 가족이 주고받은 메시지. / 뉴스1 (피해자 가족 제공)

피해자는 참사가 벌어지기 전날인 28일 밤 "오늘 새벽에 비행기 타용.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쯤?"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가족이 "조심하공"이라고 답장을 보내자 피해자는 "여기 이제 4시 19분"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 씨는 "공주 도착했는가?"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피해자는 읽지 못했다.

김 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의 마지막 문자를 하염없이 지켜봤다. 김 씨는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수십 통 했는데 받지 않아 가슴이 무너졌다면서 "너무 싹싹하고 착한 딸이었다"라고 말했다.

참사로 아들과 며느리, 여섯 살 손자를 잃은 최모(64·여) 씨의 휴대전화에도 아들과의 마지막 카카오톡 대화가 남아 있었다. 최 씨는 가족들의 명칭 끝에 하나하나 하트 표시를 붙여놨다.

제주항공 7C2216 편 희생자와 가족이 주고받은 메시지. / 뉴스1 (피해자 가족 제공)
제주항공 7C2216 편 희생자와 가족이 주고받은 메시지. / 뉴스1 (피해자 가족 제공)

가족 단톡방에선 "우린 오늘 밤에 돌아갑니다. 엄마도 경주 잘 갔냐"는 피해자의 안부 인사, "조심히 와~ 엄청 추워~", "조심히 잘 와. 엄마는 삼촌들이랑 있다"는 가족들의 메시지가 남아 있다. 피해자는 "넹~ 내일 연락할게. 엄마도 즐거운 시간 보내셔"라며 가족을 안심시켰지만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최 씨는 "며느리가 제주항공 승무원이다. 모처럼 시간이 맞아서 남편과 애기 데리고 태국에 여행을 갔었다. 아들이 어제 출발 전에 보낸 카톡을 나눈 게 마지막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A 씨도 참사 직전 가족으로부터 항공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피해자는 오전 9시에 A 씨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 못하는 중"이라고 보냈다. A 씨는 "언제부터 그랬느냐"고 물었고, 피해자는 1분 뒤 "방금. 유언해야 하나"는 말을 끝으로 참변을 당했다. "어떻게 하냐. 왜 전화가 안 되냐"는 A 씨의 카카오톡에서 '숫자 1'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전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 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을 충격하며 폭발했다. 항공기는 보잉 738-800(B738, HL8088) 기종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사망자는 179명, 생존자는 2명으로 최종 확인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