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스럽다"…조류독감 환자에게서 발견된 새로운 돌연변이
2024-12-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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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감염된다면 바이러스가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될 것"
미국의 조류독감(H5N1)에 감염된 첫 중증 환자에게서 사람들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언론 매체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와 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CDC 보건요원들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거주 중인 H5N1 감염 중증 환자의 코와 목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해 H5N1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몇 가지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해당 돌연변이 중 하나는 지난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조류독감에 걸린 10대 청소년에게서도 발견된 것이었다. 이 청소년은 장기간 입원하며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했다.
CDC 연구진은 이 돌연변이가 바이러스가 상기도의 세포를 더 쉽게 감염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CDC는 지난 26일 기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고서에서 이러한 돌연변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 숙주에서 발견되거나 감염 초기 단계에 나타나면 밀접 접촉자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돌연변이는 감염 후기 단계에서 발견됐으며, 유전자 샘플에서 자주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루이지애나 환자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샘플에서 발견된 돌연변이만으로는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CDC는 "루이지애나 환자를 감염시킨 뒷마당 가금류 무리의 H5N1 샘플에는 유전적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자연계의 바이러스가 아직 관련 돌연변이를 획득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독감 시즌이 계속됨에 따라 H5N1 바이러스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적응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조류독감이 계절성 독감만큼 효율적으로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대의 안젤라 라스무센 교수(바이러스학)는 "사람이 감염된다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H5N1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와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하고, 내부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복제하고 배출할 수 있어야 전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에서는 60명 넘는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