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결함' 비행 거부한 티웨이 기장 중징계…“영웅이시네” 재조명

2024-12-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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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부품 교체해야” vs 티웨이 “운항해도 돼”

티웨이항공 자료 사진.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자료 사진. /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직원들이 온라인에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가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을 쏟아낸 가운데, 기체 결함으로 비행을 거부했다가 회사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기장의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나짱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륙을 준비하던 티웨이 항공 A 기장은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상태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핀’의 길이가 운항기술공시 기준치 1mm보다 짧아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운항기술공시 등 규정에 따라 브레이크 패드 교체를 요구했지만, 티웨이항공은 운항에 문제가 없다며 이륙을 지시해 갈등이 불거졌다.

A 기장은 출발할 경우 안전이 온전히 확보될 수 없는 점과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운항 불가를 결정했다. 결국 해당 항공편은 출발이 약 15시간 지연됐고 대체 항공기가 투입됐다.

티웨이항공은 A 기장이 안전이 확보됐는데도 운항 불가를 고집했다며 정직 6개월 징계를 내렸다. 3개월 이상의 정직은 조종 자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징계다.

A 기장은 부당징계라며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법 민사20-3부(김태균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비행 안전과 관련해 징계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A 기장은 재심을 거쳐 정직 5개월로 감경됐다.

누리꾼들은 "티웨이 기장님 멋진 분이다", "영웅이시네", "안전 불감증 심각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처참한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 / 뉴스1
처참한 제주항공 사고 항공기. / 뉴스1

한편 무안공항 제주항공 추락 사고가 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항공의 정비 환경이 열악했으며, 기존부터 기체 결함이 잦았다는 내부 고발이 잇따랐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지난 2월 '제주항공 타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제주항공 직원은 "요즘 툭하면 엔진 결함이다.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며 "사장 하나 잘못 데려와서 정비, 운항, 재무 모두 개판 됐다"고 적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