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아빠 갔다 올게!” 결혼 석 달 앞둔 예비부부 사망
2024-12-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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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사위하고 둘이 여행 갔다 온다고 했는데...”
희생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무안국제공항은 가족을 찾는 애타는 목소리와 통곡 소리로 가득 찬 가운데,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사고 여객기에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결혼을 석 달 앞둔 예비부부도 탑승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S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잘 다녀오겠다"며 떠난 딸과 예비 사위가 사고 여객기에 탔다는 소식에 아버지 A 씨는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매체에 “3월 9일 날 결혼식인데, 예비 사위하고 둘이 여행 갔다 온다고 '아빠 갔다 올게!' 하고 갔는데…”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여객기 탑승자 가족들이 모인 무안국제공항은 눈물바다가 됐다. 크리스마스 휴일을 맞아 연말 여행을 떠난 가족 단위 희생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여객기에는 대부분 광주·전남 시도민들이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됐고, 20세 미만 탑승자도 15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틀째를 맞은 30일 사망자 179명 가운데 140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 대상 브리핑을 열어 "오전 7시 25분 현재 140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국토부 등 사고 수습 당국은 "임시 안치소에 모신 인원은 현재까지 165명"이라며 "수사기관의 검시 등을 마쳐 시신 인도 준비가 끝났을 때 가족들에게 추가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사고기 탑승자 181명 중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사망자에 대해 당국은 신원 확인과 유해 수습을 밤새 이어가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객실 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1월 4일 자정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희생자에 대한 조의와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