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귤 챙겨줄래?” 위암 투병하다 제주항공 탔던 엄마
2024-12-3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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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엄마와 이별한 남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연신 눈물짓게 한다.
29일 경향신문은 이번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김 모 씨 남매의 사연을 전했다.
남매는 22세, 15세다. 엄마는 친구들과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었다.
남매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하게 광주에서 무안 공항으로 달려왔다. 이 남매는 “평소 뉴스를 보지 않아 소식을 몰랐다가 낮 12시쯤 어머니 친구 분이 연락을 해줘서 알게 됐다”라며 “친척 분의 차를 얻어 타고 공항에 오게 됐다”고 울먹였다고 한다.
남매의 어머니는 50대 초반으로, 위암으로 1년 넘게 투병생활을 했다가 최근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서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남매는 “어머니가 오랜 기간 투병생활로 고생하셨고, 여행사에서 ‘크리스마스 방콕 여행 패키지’가 출시돼 모처럼 친구들과 방콕으로 놀러가신 것”이라면서 “여행 중에도 틈틈이 안부 등의 연락을 나눴었는데,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사고 소식이 믿겨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엄마는 평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때 "아들~밖에 계란 왔대" "필요한 거 있니?"라며 사소한 말 한 마디도 다정하게 했었다.
지난 28일 엄마는 아들에게 "아들~ 엄마 아는 언니가 제주에서 귤 보낸 거 문앞에 도착했대. 챙겨줄래?"라는 메시지를 보냈었다. 일상적인 부탁인데도 자녀에게 상냥하게 말은 건네는 그런 엄마였다.
하지만 엄마의 메시지는 이제 더 이상 남매에게 닿을 수 없다.
한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무안국제공항에서 유족들을 대면하고 "참으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 참 죄송하다"며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과 애경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관계 당국 조사 지원에 적극 협조하고 피해자분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다시 한번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181명중 179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