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KIA 타이거즈 우승 자축 여행 떠난 직원, 아내·3살 아들과 참변
2024-12-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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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3살 아들과 함께 사고 여객기 탑승한 KIA 타이거즈 직원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을 기념하러 떠난 태국 여행이 한 가족의 비극으로 끝났다. 29일 남도일보 보도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홍보팀 책임매니저 고 모 씨는 부인과 3살배기 아들과 함께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겸 KIA 우승 자축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특히 고 씨는 KIA 타이거즈 우승 이후 잠시 휴가를 얻어 가족 여행길에 올랐다가 희생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 씨의 3살배기 아들은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가 됐다. 이날 사고 여객기에는 3세부터 7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탑승했다.
승객 175명 중 남성이 82명, 여성이 93명이었으며, 외국인은 20대와 40대 태국 여성 2명이 포함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9명, 40대 32명, 70대 24명, 30대 16명, 20대 10명, 10대 9명, 10세 미만 5명 순이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이날 사고 소식을 접하고 즉시 고 씨의 태국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주항공 탑승자 명단을 통해 탑승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구단 직원들은 남도일보에 "숨진 고 씨가 기아 프런트로 우승에 한 축을 담당했고, 평소에도 정말 구단과 야구를 사랑했던 분"이라며 "도저히 참사 소식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애통해했다.
지역 언론계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고인은 광주 지역 언론사에서 프로야구 담당 기자로 활약하다 KIA 타이거즈로 자리를 옮겼다. 평소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으로 구단과 언론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참사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해외여행에 나섰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희생되면서 지역 사회 전체가 비통함에 빠졌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부터 전남교육청 공무원, 팔순 잔치를 위해 태국 여행을 떠난 일가족 9명, 수능을 마친 형과 고1 동생 등이 사고로 숨졌다.
이날 오전 9시 3분쯤 무안공항에서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는 활주로를 지나 외벽과 충돌했고, 곧바로 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오후 6시 10분 기준으로 177명이 사망했고 2명이 구조됐으며,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은 실종자 수색과 시신 수습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실종자를 포함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면서 국내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낳은 사고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