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적으로 생존한 제주항공 승무원 “조류 충돌 추정…한쪽 엔진서 연기 난 후 폭발”
2024-12-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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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후미에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제주항공 승무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이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참사의 유일한 생존자 2명은 모두 제주항공 승무원으로, 이들은 기체 후미에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 중 1명은 "조류 충돌로 추정되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했다"고 구조대에 진술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초기 사고 원인 분석과도 일치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발생 과정을 설명했다. 국토부는 "관제탑에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 주의를 줬다"며 "조류 충돌 경고 약 1분 후 조종사가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고, 이후 약 5분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충돌 직후 발생한 화재로 항공기 기체는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 완전히 전소됐다. 전체 탑승객 181명 중 단 2명의 승무원만이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생존자들은 즉시 목포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그중 1명은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서울 소재 병원으로 재이송된 상태다.
소방청은 29일 오후 5시 26분을 기준으로 174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생존자는 기체 후미에 있던 승무원 2명이다. 사망자 중 남성은 80명, 여성은 83명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11명은 화재로 인한 시신 훼손이 심각해 육안으로 성별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조사위원회에 이관했다. 음성기록장치도 현장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류 충돌부터 엔진 폭발, 그리고 최종 충돌에 이르기까지의 상세한 경위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돌과 화재로 기체 대부분이 파손된 가운데, 사고조사위원회는 생존 승무원들의 증언과 비행 기록 장치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최악의 인명 피해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한국 항공기 사고는 228명이 숨진 1997년 괌 대항항공 추락 사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