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수천억 들였는데… 디즈니 초기대작 '백설공주'에 '싫어요'만 142만 개 달린 이유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을 3개월 앞두고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했다.

27일(한국시간) 기준 해당 영화의 예고편은 142만 개의 ‘싫어요’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지난 8월과 비교해 약 40만 개 증가한 수치로, 예고편의 총 조회수가 1138만 회인 것을 감안할 때 여덟 명 중 한 명은 ‘싫어요’를 누른 셈이다. 반면 ‘좋아요’는 10만 개에 불과해 팬들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백설공주'는 디즈니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내년 3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영화의 제작비는 2억6940만 달러(약 3960억 원)로 디즈니의 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그 기대를 무색하게 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주요 캐릭터들이 원작의 이미지와 크게 달라져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백설공주 역을 맡은 배우가 백인이 아닌 라틴계 배우로 캐스팅된 점과 백설공주를 입맞춤으로 깨우는 왕자의 역할이 대폭 축소된 점이 주요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원작 팬들은 이러한 변화를 원작을 훼손하는 시도로 받아들이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백설공주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바꾼 것이 영화의 품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며 영화가 전통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해 '인어공주'에서도 유사한 논란을 겪었다.

'인어공주'에서는 빨간 머리와 하얀 피부를 가진 애리얼 역할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일부 대중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결국 영화는 약 2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으며 국내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64만 명의 관객을 모은 데 그쳤다.

이러한 흥행 실패에 대해 일부 미국 미디어는 한국의 인종차별적 시각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인어공주'가 뛰어난 연기와 노래 실력, 다양한 인종적 요소를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한국에서만큼은 인종적 차별로 인식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어공주'와 관련된 콘텐츠 댓글에서 인종차별적 악플이 많이 있었고 이는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미국 미디어의 주장처럼 '인어공주' 흥행 부진의 원인을 인종차별로만 묶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019년 개봉 디즈니 영화 '알라딘'은 유색 인종이 주인공인 실사 영화로 큰 성공을 거뒀다. '알라딘'은 주연 배우들 대부분이 유색 인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히트를 쳤다.

이는 작품의 품질과 배우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 원작을 크게 해치지 않을 정도의 신선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한국 팬들은 '인어공주'의 흥행 부진을 놓고 '원작과의 괴리감'을 주요 문제점 중 하나로 꼽았다.

'인어공주'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경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크게 바꿔 어두운 톤의 실사 영화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관객들은 영화가 제시한 새로운 분위기가 원작 팬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백설공주'가 겪고 있는 논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영화가 원작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분명하지만 기존 팬들의 기대와 맞지 않아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디즈니가 '백설공주'를 통해 보여주려는 새로운 변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과거 '인어공주'와 같은 논란을 겪은 디즈니가 이번 영화에서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흥행을 이끌지 또 기존 팬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