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비상계엄 주도 전 정보사령관)이 찾아 상담한 무속인 얼굴 공개

2024-12-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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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도 사주를 아주 잘 보지만 나는 신내림을 받은 무당"

무속인 이선진 씨 / 연합뉴스
무속인 이선진 씨 /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보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육군사관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도와 포고령을 작성하는 등 계엄을 사전에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 뉴스1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육사 41기)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수십 차례 전북 군산시에서 영업하는 한 무속인을 찾아 군 관계자들의 사주를 점친 것으로 드러났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육사 38기) 전 국방부 장관과 관련된 운세를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시 개정면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이선진(38) 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자주 방문해 군인들의 사주를 물어봤다"며 "20여 차례가 넘게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점을 잘 본다는 소문을 듣고 처음 점집을 찾았다. 그는 주로 전화나 문자로 예약한 뒤 방문했으며, 군인들의 사주가 적힌 메모나 사진을 가져와 점괘를 물었다고 한다.

이 씨와 노 전 사령관의 관계는 단순한 손님과 무속인의 관계를 넘어섰다. 노 전 사령관은 자신도 점집을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 2년 가까이 이 씨에게 명리학을 가르쳤고,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이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점을 봐주는 방식으로 교류를 이어갔다.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관련된 질문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부터 김 전 장관이 잘 될 운명인지를 물었다"며 "2023년 가을쯤엔 김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운세를 봐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 전 사령관이 한 번에 A4 용지에 군인 10여 명의 사주를 적어오며 용지에 적은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지, 배신할 사람은 누구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언급은 특히 빈번했다. 이 씨는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의 얼굴을 TV 뉴스에서 보고 바로 알아봤다"며 "김 전 장관의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고, ‘이 사람이 잘 돼야 내가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노 전 사령관이 실제로 ‘계엄’이라는 표현을 언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직접적으로 계엄이라는 말을 하진 않았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표현했다"며 "나중에 뉴스를 보고 그때 물었던 게 바로 이 일이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쯤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장관이 뭘 하면 내가 서울에 간다’는 말을 했고, 일이 잘되면 올해 여름 서울로 간다고 했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옷을 벗었다고 하면서도 복귀 의지가 매우 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언급 여부에 대해서도 이 씨는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임기 1년을 남기고 탄핵당할 것이라고 말하자 노 전 사령관은 ‘외부에 공개된 윤 대통령의 생년월일과 실제 생년월일이 다르다’며 탄핵당할 일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노 전 사령관 역시 점을 잘 보는 사람으로 알려졌음에도 이곳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도 사주를 아주 잘 본다"며 "하지만 내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이라 영적인 점을 보기 위해 자주 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마지막으로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나중에 찾아오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특별한 언급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