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 '경주 체육관 붕괴' 생존자가 전한 가슴 아픈 한마디
2024-12-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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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사고 당시의 심경을 전한 피해자
경주 체육관 붕괴 사건 피해자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에서는 배우 문정희가 사건 전달자로 나섰다. 문정희는 2014년 2월 17일 발생한 경주 체육관 붕괴 사고의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달했다.
이 사고는 강당 지붕이 무너지며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학생 약 500명이 갇히는 대참사였다.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 구조 작업은 계속 지연됐고, 2차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돼 사망자가 계속 늘었다.
문정희는 "그 뉴스 저도 본 적 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말하며 당시 사고의 참혹함을 떠올렸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피해자 연우 씨의 어머니는 뉴스 속보를 듣고 경주로 달려갔다. 이동 중 라디오에서 사망자 명단이 발표됐고, 어머니는 "딸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며 당시의 절망감을 전했다.
병원에 도착한 어머니는 연우 씨가 골반 뼈가 으스러지고, 내부 혈관이 파열된 상태로 의식이 없음을 확인했다. 주치의는 당시 생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지만, 7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연우 씨는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연우 씨가 깨어난 뒤 처음 한 말은 "엄마, 미안해"였다고 전해졌다.
사고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연우 씨는 휠체어를 타고 병원에 입원 중이며 올해 30세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의사 선생님들과 엄마가 옆에 계셨다. 처음엔 제 몸 상태를 전혀 몰랐다. 단순히 가벼운 사고라고 생각했고 한두 달이면 퇴원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선생님이 제 몸을 보지 못하게 했고, 목도 가누지 못해 제 몸을 볼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피부가) 전부 까맣게 변했다. 연탄 색깔 같았다"며 주요 부상은 동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우 씨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비명소리가 들려서 돌아봤는데, 그때부터 천장이 무너졌다. 깜짝 놀라 뛰었지만 결국 깔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모든 게 암흑이었다. 계속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회상했다.
한편, tvN 예능 프로그램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