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0원 '초대박'…이마트서 3주 만에 1만5000개 팔린 '케이크'의 정체

2024-12-2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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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로 딸기 가격 급등… 인상 불가피
9980원 딸기 롤케이크 이마트서 '불티'
소비심리 위축 속 가성비 선호 현상
유통업체, 대규모 매입으로 고객 대응

딸기 가격이 이상 기후와 수요 증가로 급등하고 있다. 유통업계와 외식업체는 딸기를 활용한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다. 쿠팡은 역대 최대 규모인 2600톤 딸기 매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딸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딸기를 활용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9980원 딸기 롤케이크는 3주 만에 이마트에서 1만5000개 이상 팔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 신세계푸드는 고물가 영향으로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9980원으로 선보인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가 판매 3주 만에 1만5000개 넘게 팔렸다고 22일 밝혔다. / 뉴스1=신세계푸드 제공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 신세계푸드는 고물가 영향으로 알뜰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9980원으로 선보인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가 판매 3주 만에 1만5000개 넘게 팔렸다고 22일 밝혔다. / 뉴스1=신세계푸드 제공

◆ 이상 기후로 딸기 가격 급등, 외식업계 가격 인상 이어져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9일 기준 딸기(상품) 100g 소매 가격은 2640원으로, 1년 전 대비 18%, 평년보다 29% 상승했다. 딸기 가격의 급등 원인은 이상 고온과 늦어진 수확 시기가 지목됐다. 올해는 평년보다 10일가량 수확이 늦어졌으며, 충남 지역 주산지의 출하량도 흐린 날씨와 적설량 증가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기후 이상은 3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다. 작년에도 폭우와 고온 현상으로 충남 논산 등 주요 산지가 큰 피해를 입었고, 올해는 이보다 수확 시기가 더 늦어졌다.

딸기 가격 상승은 호텔과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A 호텔의 딸기 디저트 뷔페는 성인 1인당 가격이 14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7.4%, 올해 초와 비교하면 17.4% 인상됐다.

B 호텔의 딸기 뷔페는 1인당 가격이 9만 8000원에서 10만 8000원으로 10.2% 올랐다. C 호텔의 딸기 티세트는 2인 기준 주중 12만 1500원, 주말 13만 5000원으로 각각 15.7%, 28.6% 상승했다.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도 딸기를 사용한 케이크와 음료의 가격이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딸기는 겨울철 대표 과일로 수요가 많지만 초반 물량 부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딸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딸기를 활용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구매하고 있다. / 뉴스1

◆ 신세계푸드, ‘9980원 딸기 롤케이크’로 대박 행진

22일 신세계푸드가 9980원에 출시한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가 판매 3주 만에 1만 5000개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11월 3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전국 이마트 내 베이커리 블랑제리와 E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됐다.

SSG닷컴에서는 13일부터 시작된 사전예약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크리스마스 시즌 최대 성수기인 23~24일까지 현재 판매 속도가 유지된다면 지난해 같은 가격에 판매된 ‘꽃카’ 케이크의 판매량 2만 5000개를 넘어 최대 3만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와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에서도 가성비를 중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송년회를 축소하거나 선물로 대체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단체 주문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캐릭터 협업 베이커리 등 다양한 실속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 / 뉴스1=신세계푸드 제공
몰티즈 딸기 롤케이크. / 뉴스1=신세계푸드 제공

◆ 쿠팡, 역대 최대 2600톤 딸기 매입 추진

22일 쿠팡이 내년 4월까지 약 2600톤의 딸기를 주요 산지에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 딸기철(2023년 11월~2024년 4월)의 매입량인 1200톤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딸기 매입 산지가 대폭 확대되면서 신규 매입 물량이 늘었고, 기존 산지의 매입량도 증가했다. 쿠팡은 기존 충남 논산, 경남 진주 등 5곳에서 전남 영암, 경남 밀양, 경북 상주를 포함한 10개 지역으로 매입 범위를 확장했다. 농업회사법인과 농협 입점 업체도 7곳에서 16곳으로 증가했다.

대규모 딸기 매입은 신선한 딸기를 새벽배송으로 이용하려는 고객 수요가 전국적으로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과일 구매가 늘어남에 따라 지방 농가의 판로도 확대되고 있다.

쿠팡은 산지와 가까운 신선물류센터를 통해 빠른 산지직송 시스템을 운영한다. 수확한 딸기는 당일 물류센터로 이송돼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고객에게 배송된다. 예를 들어, 전남 영암에서 생산한 딸기는 광주 물류센터를, 경남 밀양 딸기는 대구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된다.

쿠팡은 지방 농가와 어가의 과일 및 수산물 매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충북 충주 사과, 경북 성주 참외, 의성 복숭아와 자두의 매입량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최소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산물 매입량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어 1000톤을 넘어섰다.

쿠팡은 앞으로도 지방 농가와 협력해 판로를 확대하고 품질 좋은 딸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딸기를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