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계 큰 별, 오규상 회장 별세… 한국 여자축구를 이끈 주역

2024-12-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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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연맹 오규상 회장, 68세로 별세
WK리그 출범 등 여자축구 발전에 기여

한국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2019년 5월 7일 오후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계 양성 평등 추진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장슬기 선수, 홍 이사, 김희수 한국상담학회 부회장,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 뉴스1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2019년 5월 7일 오후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축구계 양성 평등 추진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과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장슬기 선수, 홍 이사, 김희수 한국상담학회 부회장,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 뉴스1

20일 여자축구연맹에 따르면 오 회장은 최근 지병이 악화되어 이날 오후 세상을 떠났다. 그는 병세로 인해 지난 12일 열린 여자축구연맹 시상식과 신인 드래프트 행사에 불참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

오 회장은 경신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 2년간 청소년대표로 활동했으며, 1977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그 후 K리그 울산 현대 부단장과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여자축구연맹 부회장을 맡으면서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2008년 11월 단독 후보로 나서 만장일치로 제5대 회장에 추대됐다. 이후 연임에 성공해왔으며, 올해도 단독 출마로 9대 회장에 취임한 상황이었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2009년 WK리그 출범이다. 오 회장은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 WK리그를 탄생시키고, 연고지 제도를 정착시켰다. 이를 통해 한국 여자축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며,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임금을 받으며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오 회장은 여왕기와 같은 아마추어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며 여자축구의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 회장의 장기 집권이 WK리그와 여자축구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인물로,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장지는 수원시 연화장이다. 오 회장의 별세 소식에 축구계에는 깊은 애도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