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 내기해 장애 청소년 4m 바다로 밀어 숨지게 한 20대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는 19일 ‘가위바위보 내기’로 18살 지적장애 학생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20대 남성 A 씨에게 1심과 동일한 형량인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A 씨에게 살인 혐의 대신 폭행치사죄를 적용한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하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2월 1일 밤 고등학생 B 군(16), 중학생 C 양(14)과 함께 전남 목포 북항 선착장 부잔교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D 군(18)을 바다에 밀어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D 군은 수영을 하지 못하며 장애인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D 군과 가위바위보를 하며 바다에 들어가기를 강요했다.

A 씨는 D 군이 입수를 거부하자 강제로 밀어 4m 깊이의 바다로 떨어뜨렸다.

이 과정애서 B 군은 D 군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았고 C 양은 이 상황을 촬영하며 말리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결국 D 군은 바다에서 익사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 살인 혐의 대신 폭행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억지로 부두에 데리고 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피해자를 강제로 바다에 입수시킨 후 익사할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판결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하며 A 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제시된 양형 조건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징역 4년의 선고는 적정하다"고 밝혔다.

이로써 A 씨는 폭행치사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채 재판을 마무리하게 됐다.

B 군과 C 양은 각각 공동폭행, 공동폭행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광주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