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부터 시작된 알코올 중독…미루고 미루다 '이 시기' 돼서야 진료받는다

2024-12-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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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환자 한 명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쓴 진료비 407만원

알코올 중독 진료를 가장 많이 받는 집단이 60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photo_jeongh-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photo_jeongh-shutterstock.com

지난 18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알코올 중독증 진료를 받은 사람은 6만 2818명으로, 2022년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의 증가율이 14%로 남성보다 높았다.

지난해 전체 환자 중 남성은 4만 6994명으로 75%를 차지했다. 남성 환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1만 24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60대가 1만 748명, 40대가 9856명 순이었다.

병원 방문 횟수는 60대가 가장 많았으며, 60대 남성 환자 한 명이 41.7일 동안 입원 또는 외래 진료를 받았다. 이는 50대 남성의 1.65배에 달한다. 60대 남성 환자 한 명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쓴 진료비는 407만원으로, 50대의 1.63배였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은 주로 20대에 시작되며, 나이가 들수록 발병 인원은 줄어든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증 환자는 계속 쌓여서 늘어난다.

알코올 중독증 환자는 본인이 중독이라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중독이 이어지다 주로 50~60대에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신체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가 나면서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해국 교수는 "50대 알코올 중독 환자는 일하는 경우가 많아 퇴직 후 문제가 커진다. 퇴직 후 활동이 줄어들면 음주로 더 쏠려 알코올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23)에 따르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40대가 29.7%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26%, 60대는 18.5%, 20대는 15.4%, 30대는 15.3% 순이었다.

고위험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마시는 비율을 말한다.

이해국 교수는 "알코올 중독자의 전형적인 문제점이 편집성 충동성"이라며 "자가 진단을 통해 알코올 사용 장애 추정군으로 나오면 전문가의 진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을 하려면 전문가 네트워크인 중독포럼의 홈페이지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 자가진단(AUDIT)'을 활용해볼 수 있다. 음주 횟수, 양, 음주 후 기억이 끊긴 횟수 등 10개 문항을 따지고 점수를 더하면 위험 정도가 나온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