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별장'으로 이름 날린 화진포... 이렇게 변신한다
2024-12-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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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셔우드홀 박사 1940년 화진포서 크리스마스씰 창시 모티브
빅트리광장, 씰 워크웨이, 캠핑장 등 조성
강원도 고성 화진포해수욕장이 ‘8월의 크리스마스 해수욕장’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고성군은 북쪽 해수욕장들의 접근성 문제로 여름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특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1940년 선교사 셔우드 홀 박사가 현재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화진포 별장에서 크리스마스 씰을 창시한 역사적 배경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를 기반으로 화진포해수욕장을 자연과 역사, 문화를 연결하는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화진포해수욕장 중심에는 높이 약 40m의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으로, 이곳은 야간경관 조명을 통해 한여름 밤에도 눈 내리는 듯한 풍경을 연출할 계획이다. 또한 해변과 인근 광장에는 스토리가 있는 씰 워크웨이를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양한 캠핑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50개 이상의 사이트를 보유한 캠핑장도 조성된다. 케빈하우스, 데크, 노지 캠핑 등 여러 형태의 캠핑 공간이 마련돼 자연 속에서 편안히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이벤트 공간도 들어선다. 야외 공연장은 물론, 지역 농산물과 특산물을 판매하는 푸드마켓 존도 운영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전기차를 활용한 산타문화탐방열차가 거진읍~화진포를 연결하며 화진포의 역사와 자연을 소개할 계획이다.
화진포 별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역사적 상징으로도 주목받는다. 이곳은 1938년 독일인 H. 베버가 건축한 석조 건물로, 셔우드 홀 박사가 예배당으로 사용했던 장소다. 1948년부터 1950년까지는 김일성이 가족들과 함께 북한 땅이었던 이곳을 하계 휴양지로 사용했으며, 당시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의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남아 있다.
한국전쟁 후 화진포 지역이 대한민국에 포함되면서 이 별장은 국방부 소유가 됐다. 현재는 한국전쟁과 북한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역사·안보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근처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과 이기붕 부통령 별장이 함께 위치해 있어 화진포 일대가 역사적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고성군은 내년 9월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모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화진포해수욕장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