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폐질환자, 백설공주는 우울증 환자, 벨은 광견병 위험

동화 속에서 완벽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디즈니의 공주들의 건강 문제를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네덜란드 트벤터대학 산너 반 다이크 연구원(박사과정) 팀은 17일 의학 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크리스마스호에서 대표적인 디즈니 공주 8명을 대상으로 건강 위험을 분석했다. 반 다이크 연구원은 공주들의 화려한 삶 뒤에는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신데렐라는 지속적인 집안 청소와 먼지 노출로 인해 직업성 폐질환(OLD)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데렐라는 요정 대모의 도움으로 마법 같은 변화를 겪지만, 대량의 반짝이가 포함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신데렐라는 왕자와의 사랑 이야기보다도 지속적인 호흡기 치료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백설공주 역시 건강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계모의 학대와 사회적 고립 상태로 인해 심혈관 질환, 우울증, 불안 장애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다행히 백설공주가 일곱 난쟁이와 맺는 우정이 고립으로 인한 심리적 문제를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포함됐다.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의 경우 궁전이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자라며 사회적 고립의 위험에 놓여 있다. 게다가 자스민 공주의 반려 호랑이 라자와의 밀접한 접촉은 인수공통감염병과 치명적인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라자는 온순하고 충성스러워 보이지만 본능적인 행동이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스민 공주의 안전에 대해 경고했다.

‘미녀와 야수’의 벨 역시 심각한 건강 문제의 위험에 놓여 있다. 야수와의 가까운 접촉은 그녀를 브루셀라증이나 광견병 같은 심각한 감염병에 노출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벨이 야수를 선택하지 않고 개스톤과 맺어졌다면 상황이 더 악화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야수와 함께하는 것이 개스톤과의 관계에서 받았을 정신적 피해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포카혼타스는 절벽 다이빙 장면으로 인해 심각한 신체적 위험에 노출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포카혼타스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분석해 절벽의 높이를 약 250m로 추정하고 다이빙 시 쇄골 골절과 같은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포카혼타스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바람의 빛깔’을 노래하지만, 실제로는 반복적인 다이빙으로 인해 X선 사진에서 골절의 색조를 마주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오로라 공주는 마법의 물레에 찔려 긴 잠에 빠지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장기 침상 생활로 이어져 근육 위축, 욕창,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병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과도한 수면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뮬란은 가족의 기대와 전통에 얽매인 채 명예를 지키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가며, 이로 인해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명예 기반 폭력과 같은 상황이 뮬란에게 불안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푼젤 공주는 긴 머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머리를 로프처럼 사용하는 과정에서 두피에 지속적인 압력을 받아 견인성 탈모(TA)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두피 통증과 두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구팀은 라푼젤의 긴 머리가 외관상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벤테 대학 연구팀은 디즈니가 단순히 공주들의 이야기를 이상적인 사랑과 꿈으로 포장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공주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심리치료, 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훈련, 감염병과 유해 물질로부터의 개인 보호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디즈니 공주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