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대는 물질의 정체는?… '방어' 잘 먹는 사람, '이것' 꼭 확인하세요

2024-1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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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기생충은 고래회충과 방어사상충

겨울은 방어의 계절이다. 차가운 수온을 견디기 위해 방어는 지방을 축적하고 근육이 단단해지며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하지만 방어회를 먹다가 기생충을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곤 한다. 방어 속 기생충 정체는 무엇일까? 이걸 그냥 먹어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걸까?

꿈틀꿈틀 대는 물질의 정체는?… '방어' 잘 먹는 사람, '이것' 꼭 확인하세요 / 유튜브 '사시미가득TV', Coolscene-shutterstock.com
꿈틀꿈틀 대는 물질의 정체는?… '방어' 잘 먹는 사람, '이것' 꼭 확인하세요 / 유튜브 '사시미가득TV', Coolscene-shutterstock.com

방어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기생충으로는 고래회충과 방어사상충이 있다. 먼저 고래회충은 고래류 위장에 서식하며, 배설물과 함께 바다로 나온 충란이 새우, 오징어를 거쳐 어류에 기생한다. 방어 역시 고래회충 숙주가 될 수 있다. 만약 이 기생충이 인체에 들어오면 위장벽을 뚫고 이동하면서 복통, 오심, 구토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 위벽에 천공을 만들거나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다. 구충제로는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제거해야 한다. 다행히 고래회충은 대부분 어류의 위장에 서식하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방어회 근육 부위에서는 발견되기 어렵다. 더욱이 시중에서 유통되는 방어는 양식이 많아 고래와의 접촉이 적고, 사료를 먹기 때문에 고래회충 감염 위험이 낮다.

유튜브에 올라와 눈길 끈 '방어 기생충' 영상. / 유튜브, 사시미가득TV

반면 방어회를 먹다 꿈틀거리는 기생충을 발견한다면 이는 방어사상충일 가능성이 크다. 방어사상충은 고래회충과 다르게 방어의 근육 속에서 기생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어사상충은 사람 몸을 숙주로 삼지 못하고, 위벽을 뚫을 능력도 없어 인체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소화된다. 실제로 일부 유튜버들이 방어사상충을 생으로 먹으며 실험한 사례도 있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점은 있다. 방어사상충이 기생하는 부위에는 기생충이 먹고 싸는 배설물, 즉 고름이 쌓일 수 있다. 이 고름을 먹으면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방어회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불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대부분 기생충은 제거된 상태로 판매되며 인체에 큰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 기생충은 자연스러운 생태계 일부이며, 방어사상충처럼 무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생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나면 제철 방어회를 더욱 안심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겨울철 별미 방어회. 자료사진. / 뉴스1
겨울철 별미 방어회. 자료사진. / 뉴스1

한편 다른 회와 마찬가지로 방어회도 신선도가 중요하다. 방어 감칠맛을 내는 히스티딘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 히스타민으로 변하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방어 경우 몸에서 열을 많이 발생시켜 신선도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잡은 즉시 내장을 제거하고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야 한다. 회로 먹을 땐 그 자리에서 다 먹는 것이 가장 좋고, 남은 회는 진공 포장해 냉동한 뒤 충분히 가열 조리해 섭취해야 한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