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 통과 2일 만에… 정몽규 회장,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2024-12-13 16:30
add remove print link
허정무 전 이사장, 공정위 심사에 의문 제기
재심사 이뤄질 경우 정몽규 회장의 연임 도전 불확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정 회장의 연임 도전을 승인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비판했다.
허 전 이사장은 13일 성명에서 "공정위는 공정한 심사를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회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각각 4선과 3선에 도전할 만큼 협회를 공정하고 바르게 운영했느냐"며 "이들의 무능과 도덕성 문제는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위원회 위원장이 정 회장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이번 심사가 정말 공정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허 전 이사장은 공정위 판단에 신뢰할 수 없다며 "심사 평가표와 위원 명단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정위를 재구성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다시 진행해야 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 11일 공정위 심사를 통과해 4선 도전을 위한 자격을 얻었다. 공정위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 기여, 포상 여부 등의 항목을 평가한 뒤 정 회장의 선거 출마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허 전 이사장이 제기한 의혹과 공정성 문제가 더욱 논란이 돼 재심사가 이뤄질 경우, 정 회장의 연임 도전은 불확실해질 수 있다.
체육회 규정상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만 연임 가능하지만, 예외 조항에 따라 재정 기여와 국제대회 성적 등의 성과가 인정될 경우 추가 연임이 가능하다.
최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신 교수 측은 뉴시스에 "예정대로 후보 등록 예정"이라고 이날 전했다.
이번 선거는 정 회장, 허 전 이사장, 신 교수가 경쟁하는 삼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경선 체제로 치러지는 축구협회장 선거다. 정 회장은 2013년 첫 선거에서 경쟁자를 제치고 당선된 뒤 2선과 3선에서는 단독 후보로 회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허 전 이사장과 신 교수가 도전자로 나서면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 회장은 4선 연임을 위해 오는 19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과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국제대회 성적 개선과 재정 기여 등의 성과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승부 조작 등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 등으로 축구 팬들과 협회 노조의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에 따라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같은 내용들이 그의 연임 가능성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달 2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리더십을 쇄신하고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강한 개혁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고,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 당선된 차기 대한축구협회장은 내년 1월 22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 산하 단체 임원,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이 성공할지, 허정무 전 이사장과 신문선 교수가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한국 축구계의 큰 관심사다. 이번 삼파전은 대한축구협회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