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250억이나 쓴 19금 영화… 개봉과 동시에 "미쳤네" 반응 쏟아지는 중

2024-12-12 16:36

add remove print link

11일 개봉한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가 개봉과 동시에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 유튜브 '키노라이츠'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 유튜브 '키노라이츠'

지난 11일 국내에 개봉한 '서브스턴스'는 제작비 1750만 달러(한화로 약 250억 원)가 투입된 19금 바디 호러(신체를 기괴하게 변형시키면서 공포감, 혐오감을 자극하는 장르)다. 개봉 직후 관객들로부터 "미쳤네"라는 반응을 연신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는 여성 외모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탐욕 그리고 노화에 대한 거부감을 다룬다. 불편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브스턴스'다.

'서브스턴스' 주인공 엘리자베스(데미 무어)는 한때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떨쳤지만, 5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늙어가는 자신을 혐오하게 되는 인물이다. 엘리자베스는 젊은 시절 뛰어난 외모로 사랑받았고, 그때 명성과 팬들의 추앙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팬들 관심도 사라지고,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영광도 먼 옛날이 되어버린다. 결국 그는 TV 에어로빅 쇼에서조차 해고당하게 되며, 더 이상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히 늙어가는 여성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엘리자베스는 '서브스턴스'라는 기적의 약물을 통해 다시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돌아갈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약물을 주사하면 일주일씩 번갈아 가며 젊은 여성인 '수'(마거릿 퀄리)로 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후, 영화는 상상도 못 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주인공은 자신의 욕망에 의해 점차 파괴되는 모습을 그린다.

영화 '서브스턴스' 포스터. / NEW 제공
영화 '서브스턴스' 포스터. / NEW 제공
유튜브, 키노라이츠
영화 '서브스턴스' 스틸컷. / NEW 제공
영화 '서브스턴스' 스틸컷. / NEW 제공

'서브스턴스'를 연출한 코랄리 파르자는 여성 몸을 소비하는 사회적 시선과 미디어 산업에서의 왜곡된 아름다움 기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여자 나이 쉰이면 끝'이라거나 '예쁜 여자는 웃어야 한다' '저런 코를 달고 있을 바에 가슴이 달린 게 낫겠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내며 외모지상주의를 조롱한다. 이러한 장면들에는 감독이 여성들이 겪는 외모 강박을 풍자하고,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 외모가 얼마나 강박적으로 소비되는지를 고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 영화는 그로테스크하고 충격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특히 엘리자베스가 서브스턴스를 사용하고 난 후, 그녀와 수는 번갈아 몸을 차지하며 충격적인 변화를 겪는다. 엘리자베스가 수의 몸을 사용하려 할 때마다, 그녀 신체는 급격히 늙어가며, 후반부에는 그로테스크함의 절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고어물에 익숙한 관객이라도 눈을 질끈 감을 정도로 충격적이며, 영화 긴장감을 더한다.

영화 핵심 메시지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외모가 쇠퇴하고, 그로 인해 사회에서 점점 더 무시받게 된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묘사하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적·신체적 변화를 생생하게 그린다. 이러한 메시지는 많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영화에 대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데미 무어는 엘리자베스 역할을 맡아, 자신의 커리어에서 최고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연기는 점차 무너져가는 한 여성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특히 자신의 신체와 직면한 현실을 마주하는 순간의 강렬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 마거릿 퀄리도 수 역을 맡아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독특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서브스턴스'는 그동안의 영화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초반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관객을 끌어들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고어적이고 불편한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다. 이러한 점에서 영화는 한편으로는 예술적인 가치가 높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불편함 때문에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서브스턴스 실관람객 관람평, 후기. / 네이버
영화 서브스턴스 실관람객 관람평, 후기. / 네이버

네이버에 올라온 내용에 따르면 실관람객들은 "'초중반' 이영화 미쳤네, '후반' 감독이 미쳤네" "2024 가장 충격적인 영화가 맞네요. 감탄하면서 봤지만 타인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 "데미 무어의 치열한 연기와 존재가 이 영화의 증명" "이 미친 영화가 단순한 오락거리로만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 "무엇을 상상했던 그 이상이네요" "초반엔 눈이 너무 즐거웠고 후반엔 눈이 너무 무서웠음 ㅜㅜ 2시간 순삭" 등의 말들과 함께 호평을 쏟아냈다.

전문가들 역시 이 영화에 상대적으로 후한 평을 남겼다. 영화 평론가 박평식, 오진우, 이용철, 이자연 등은 각각 "‘등골 호러’, 질긴 욕망과 독한 풍자" "젊음이란 골수를 빨아먹는 내 안의 뱀파이어" "판단 유보, 그러나 심각한 충격만으로도" "충격적 이미지, 광기적 전개, 고분한 메시지" 등의 한줄평을 남기며 10점 만점에 7~8점을 줬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극 전개와 메시지를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서브스턴스'는 2024년 가장 충격적인 영화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서브스턴스' 스틸컷. / NEW 제공
'서브스턴스' 스틸컷. / NEW 제공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