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으로 모두가 힘든 가운데... 혼자 '활황'인 이곳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여파로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줄고, 대신 국내여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이 길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연말 여행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2일 마이리얼트립에 따르면,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내 숙소 신규 예약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숙소 예약량은 5% 감소했다. 연말은 통상적으로 해외여행 성수기로 꼽히지만, 고환율로 항공권과 숙소 비용이 급등하면서 비교적 부담이 적은 국내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달러·원 환율은 1430원을 돌파하며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엄 선포 이후엔 1446원까지 치솟아 시장 불안을 더욱 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주요 호텔과 리조트들은 다양한 연말 이벤트를 통해 국내여행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파라스파라 서울은 600년 된 은행나무를 활용한 새해 소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소망 카드를 작성해 나무에 걸며 2025년을 계획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 연말에는 별보기 행사, 새해 첫날엔 첫 햇살을 맞이하며 인증샷을 찍는 이벤트도 열린다. 크리스마스에는 북한산에서 내려온 산타클로스와 기념 촬영 행사와 함께,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산타클로스가 직접 객실을 찾아가 선물을 전달하는 특별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는 2025년 해맞이 이벤트를 준비했다. 새해 첫날 오전 7시, 월송리 운치 라운지 광장에서 5m 크기의 대형 조형물 ‘희망새’ 옆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는 소원지를 작성해 위시 트리에 걸면 경품 추첨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행사에는 거리공연과 포토타임 같은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신화월드는 매장 당일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 경품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경품은 아이폰16프로, 애플워치 SE 2, 에어팟 4 등 인기 제품을 비롯해 숙박권과 뷔페 이용권, 영화 관람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도 국내여행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야놀자는 겨울 성수기를 맞아 국내 숙소를 최대 15%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프리미엄 호텔 특가와 펜션 할인 쿠폰 프로모션 등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국내 숙소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탄핵 정국과 경제적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말 국내여행 시장은 오히려 활황세를 보이며 여행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