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측근 “계엄 국무회의서 윤 대통령 얼굴 벌겋게 달아올라…아무도 못막는다 생각했다더라”
2024-12-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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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오랜 지인인 법조인 A 씨를 만나 계엄 심의 국무회의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격한 상태여서 아무도 못 막는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동아일보는 A 씨가 전한 이 전 장관과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A 씨는 매체에 "(이 전 장관이 말하기를)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하니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4, 5명이 이미 와있는 상태였다고 했다"며 "(이 전 장관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아이고 잘 왔어. 빨리 설득해 봐. (대통령이) 계엄을 한대’라고들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당시 국무위원들은 한 두어 명씩 윤 대통령한테 가서 설득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원래 국무위원들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계엄 선포를 오후 10시에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무위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의사정족수(11명)를 못 채우면 안 된다고 설득하며 시간을 끌었다고 한다.
A 씨는 "이 전 장관 얘기로는 평상시에도 국무회의하면서 대통령 앞에 있는 장관들이 고양이 앞에 있는 쥐라고 한다. 단 한 사람도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런 얘기를 못 한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계엄 당일에도) 소수의 인원만 대통령 방에 가서 얘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이 행정안전부에 회신한 자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는 지난 3일 오후 10시 17분~22분까지 열렸다. 개최 장소는 대통령실 대접견실이다.
참석자는 윤 대통령과 한 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11명이다.
이 전 장관이 기억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격앙된 상태였다.
A 씨는 “이 장관이 보기에 대통령이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감정적으로 격해 있으니 저 정도면 아무도 계엄을 못 막는다고 본능적으로 알았다고 한다"며 "그래서 이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차라리 좀 안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계엄을 선포할 시기가 적절치 않고, 요건이 안 됐다며 윤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또한 '국민들이 계엄을 납득하겠냐'는 말도 얹었다고 한다.
A 씨는 "대통령이 국무위원이 11명이 됐는지 숫자를 딱 셌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실제로 전체가 모여서 회의한 건 10~20분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국무위원은 (계엄에 대해) 입장이 그럴 수 있지만 대통령은 최후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국무위원하고 보는 관점이나 책임감이 다를 수 있다. 나는 하겠다’고 말했다고 알려주더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현재 변호인단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