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숍 찾은 93세 6·25 참전용사' 영상 폭발적인 화제 (영상)
2024-12-1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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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떨려 깎기 어려워 지하철 타고 찾은 네일샵 찾은 90대 할아버지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로 훈훈함 자아내
6·25 참전용사인 90대 할아버지가 네일숍을 찾아온 사연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톱 깎으러 네일숍에 찾아오신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최근 경기 안양시의 한 네일숍 사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들이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네일숍 사장 A씨는 지난 10월 ‘손톱 깎아 달라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처음 관련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A씨가 할아버지 손님의 손톱을 정성스럽게 다듬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손이 떨려서 못 깎으신다고 지하철 타고 오셨다고 한다. 우리 할아버지가 생각났다”란 자막을 달았다.
할아버지는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며 “예쁘다”고 말하며 감탄했다. 곧 영어로 “하우 머치(How much)?”라며 얼마인지 물었다. A씨는 “30분 미만이라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냥 가면 안 된다. 내가 주고 싶은 대로 주겠다”며 5000원 지폐 한장을 꺼냈다.
A씨가 거듭 거절하자 할아버지는 “다음에 또 오겠다”며 돈을 건넸다. A씨는 “세 번 하러 오실 수 있는 돈이다. 다음에 또 오셔야 한다. 감기 조심하셔라”라고 말하며 할아버지를 배웅했다.
이후 누리꾼들이 할아버지의 근황을 묻자 A씨는 지난달 21일 할아버지 두 번째 방문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A씨는 “할아버지 연세는 93세”라며 “6·25 참전용사셨던 할아버지는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왜 없냐’면서 오늘도 제 월세 걱정을 하셨다”고 했다.
이어 “첫 방문에서 5000원 주시고 두 번 더 공짜로 깎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또 1만원을 주고 가셨다”며 “혹시 발톱은 부끄러워서 말 못 하실까 봐 발톱은 ‘왜 안 깎으시냐’고 여쭤봤더니 ‘발톱은 아직 괜찮다’고 하셔서 다음에는 발톱도 깎아드린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상에서 할아버지는 손톱을 다듬어주는 A씨에게 “참 예쁘게 깎는다. 나는 이렇게 못 깎는다”고 말했다. 또 손녀딸을 보듯이 “예쁘다”라면서 연신 A씨를 칭찬했다. A씨가 “할아버지 손톱 깎는 영상을 찍어 올렸더니 사람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고맙다”면서 웃었다.
지난 5일엔 세 번째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할아버지 손님이 쓰고 온 6·25 참전유공자 모자도 함께 공개됐다.
할아버지는 따뜻한 계란빵을 품에 안고 들어와 A씨에게 빵을 건넸다. A씨도 떡을 나누며 훈훈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날 A씨는 손톱 정리를 마친 뒤 발톱도 손질했다. 할아버지는 “이런 호강을 다 해본다”며 허허 웃었고, 깔끔해진 발톱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A씨는 “할아버지 댁은 20분 정도 거리인데 매주 목욕 나오실 때 우리 가게를 지나신다”며 “그때 눈이 마주치면 제가 들어오셔서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가시라고 말씀드린다. 수줍게 들어오셔서 6·25 전쟁 이야기보따리를 한참 풀고 가신다”고 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나이 드시면 손톱 자르는 것이 쉽지가 않은 걸 생각도 못 했다", "영상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사장님도 천사 같고 할아버지도 따뜻하고 멋있는 분 같다" 등의 반응도 나왔다.
101만 회 이상 조회된 인스타그램 영상에는 수만 개의 공감과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