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볼 수 없는 웃음…드디어 베일 벗은 故김수미 유작, 관심 확 쏠렸다
2024-12-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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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이어 세 번째 모자 케미
배우 김수미 유작인 영화 '귀신경찰'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배급사 제이앤씨미디어 그룹은 11일 '귀신경찰'의 내년 1월 개봉 확정을 알리며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배우 김수미와 신현준이 모자로 출연하는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을 맞은 뒤 하찮은 능력을 갖추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다.
영화는 '비천무', '무영검', '마지막 선물',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연출을 맡은 김영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수미와 신현준을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에 이어 이번 '귀신경찰'을 통해 세 번째 모자 연기를 선보인다. 실제 엄마와 아들 이상으로 친밀한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은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고 익살스러운 케미를 선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현준과 절친으로 알려진 정준호가 특별출연해 '찐친' 면모를 자랑할 예정이다.
신현준은 극 중 레전드 경찰이었으나 특정 사건으로 명성을 잃고 딸과 함께 엄마한테 얹혀살던 중 날벼락을 맞은 뒤 하찮은 능력을 얻는 경찰을 맡았다. 김수미는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순댓국집 사장님을 맡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오는 모자란 아들과 하나뿐인 손녀와 사는 걸걸한 여장부를 연기했다. 정준호는 신현준을 나락으로 보낸 장본인이자 앙숙 양아치로 등장한다.
'귀신경찰'은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김수미의 유작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수미는 영화, 드라마, 예능, 연극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연예계에서 큰 활약을 하며 독보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드디어 공개된 '귀신경찰' 1차 포스터는 '2025년 1월 새해엔 웃자'라는 카피로 새해 첫 패밀리 코미디의 시작을 알리며 실제로 새해 모두가 웃길 바라는 제작진의 바람을 담았다. 포스터 속에 김수미의 미소가 다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는 점도 뭉클함을 자아낸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2024 서울국제영화대상 시상식'에서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상은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이 대신 받았다.
서효림은 "지금은 영원한 하늘의 별이 된 고 김수미 선생님의 며느리"라고 소개하며 "어머니에게 이런 상을 줘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금은 유별나기도 하고 때로는 고집스럽기도 했던 저희 어머니는 대중과 오랜 기간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다. 배우라는 직업을 항상 자랑스러워했다"라며 "어머니의 배우로서 열정을 영원히 기억해 달라"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고혈당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생일이 하루 지난 날이었다.
1970년 MBC 3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반세기 넘게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수미는 데뷔 초 나탈리 우드를 닮은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외모로 주목받았으나 데뷔 후 10년간 이렇다 할 대표작을 만나지 못하고 조연을 전전했다.
그러다 MBC에서 방송된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를 맡아 무려 22년 동안 장기 출연했다. 김수미가 '전원일기'에 출연하기 시작했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서른을 넘긴 직후였다. 당시 아들 일용이를 연기한 배우 박은수가 김수미보다 두 기수 선배에 나이도 더 많았던 까닭에 김수미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은 점으로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김수미는 1986년 '전원일기'와 주말 드라마 '남자의 계절'을 통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수미는 대상을 받고 "일용아 느그 엄니 한 풀었다. 대상 먹었다"라고 외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수미의 일용엄니는 그간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로 남았다.
'전원일기'가 2002년 12월 1088부를 끝으로 종영한 뒤엔 2003년 영화 '오!해피데이'와 '마파도' 등을 통해 코미디 연기에서 부각을 드러낸 뒤 2005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서 욕쟁이 뱀파이어 이사벨을 맡아 과감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김수미가 출연한 '프란체스카' 시즌 3는 시즌1, 2보다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사벨을 연기한 김수미 덕분에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2011년 개봉한 임창정, 김규리 주연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서는 임창정 어머니를 맡아 특별 출연했다. '사랑이 무서워'는 전국 40만 관객에 머물며 흥행에는 아쉽게 실패했으나 김수미가 속옷 홈쇼핑을 보던 아들에게 한 대사 "하여간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와"가 인터넷 밈(meme)으로 크게 유행하며 최근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전원일기'에 출연할 때부터 직접 요리한 반찬을 촬영 현장에 가져와 동료들과 나눠 먹었을 만큼 손맛이 좋았던 김수미는 2005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김수미 간장게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2011년 케이블 채널 QTV에서 '수미옥'이라는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후속 예능 프로그램인 '수미네 반찬'에도 출연하며 요리 노하우를 맘껏 자랑했다. '수미네 반찬'을 계기로 김수미는 단순히 시트콤의 대모뿐만 아니라 연예계 요리 대모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2021년 방송된 '다큐플렉스-전원일기'에선 다시 연기에 전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뒤 지난해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통해 배우로서 복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