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불안한데…'이런' 색깔 띠고 있는 닭고기, 먹어도 괜찮을까?
2024-12-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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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육을 완전히 익혀 먹지 않으면 캄필로박터균에 의한 급성 장염에 걸릴 수 있어
닭 요리를 먹다보면 가끔 뼈와 뼈 주변의 살코기가 짙은 갈색을 띠거나 덜 익은 것처럼 분홍색을 띤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는 뉴스와 건강 기사에서 봤던 온갖 이슈가 떠오르며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과연 이런 닭고기는 계속 먹어도 괜찮은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먹어도 괜찮다. 닭고기를 충분히 가열했음에도 짙은 갈색이나 분홍빛을 띠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닭고기가 짙은 갈색을 띨 때
닭고기를 냉동육으로 조리하면 뼈와 주변 근육이 짙은 갈색인 경우가 있다. 뼈 안쪽 공간에 있는 골수는 혈액을 생산하는 조혈기관인데, 닭이 죽은 후 뼈조직 구멍이 서서히 커진다.
이때, 골수 속 적혈구가 빠져나와 뼈를 착색시키는 것이 고기와 뼈가 짙은 갈색을 띠게 하는 '흑변 현상'의 원인이다. 냉동육은 유통 기한이 긴 데다 뼈 안에 있는 수분이 얼면서 뼈조직 구멍도 더 빠르게 커져 흑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냉동육을 조리할 때 흑변 현상을 막으려면 닭을 완전히 해동하지 않고 조리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뼈에서 피가 빠져나오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티아민과 리보플라빈 같은 수용성 비타민이 유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냉장육이어도 흑변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뼈가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거나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조리하면 혈액이 뼈와 근육 쪽으로 빠져나가 검붉은 색으로 보일 수 있다.
어린 닭이거나 추운 겨울에 도축한 닭, 도축 중 피가 제대로 안 빠졌거나 골절 등이 발생해도 뼈 표면 막이 검붉게 나타날 수 있다. 냉동육과 비교해보면 뼈 단면이 모두 검붉진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원한다면 냉동육보다 냉장육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냉동할 때 얼음 입자가 고기의 근섬유 조직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닭고기가 분홍 빛을 띨 때
닭고기는 충분히 익어도 분홍 빛을 띨 수 있다. 닭고기 살이 분홍색이더라도 식감이 물컹하거나 비린내가 나지만 않는다면 먹어도 괜찮다. 덜 익은 게 아니라 '핑킹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핑킹 현상은 육류의 근육조직에 있는 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이 가열되면서 붉은색을 띠는 것을 말한다. 고온에서 충분히 조리해도 나타날 수 있고, 먹어도 안전하다. 맛에도 영향이 없다.
이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적색육은 원래 살색이 붉어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백색육인 가금육에서는 흔히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핑킹 현상이 나타나는 게 싫다면, 닭을 고를 때 크기가 크고 피하지방이 많은 것으로 고르면 된다.
단, 닭고기가 지나치게 물컹거리거나 비린내가 날 경우는 먹어선 안 된다. 이 경우 정말로 덜 익은 고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닭고기를 조리할 땐 색보단 온도를 믿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가금류 내부 온도가 75도에 다다를 때까지 익히라고 권장한다. 가금육을 완전히 익혀 먹지 않으면 캄필로박터균에 의한 급성 장염에 걸릴 수 있다.
캄필로박터균은 500개 이하 소량으로도 인체에 감염증을 유발하는데, 70도에서 1분 정도 가열해야 사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