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바꾸겠다…” 축구대표팀 출신 거장, 새로운 도전장 내밀었다
2024-12-0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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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장 도전하는 허정무 전 감독, 파격 공약
한국 축구를 바꾸겠다던 허정무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한국 축구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9일 허정무 후보는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며 지역 축구협회 독립구단 창단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허 후보는 축구계 불균형을 바로잡고, 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에만 집중하지 않고 축구 생태계 전반에 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는 17개 지역 축구협회마다 독립구단을 창단하고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공약은 프로 리그에 진입하지 못한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구 지도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선수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대학에 진학하는 축구선수 약 2000명 중 단 10%만이 졸업하고, 그중 프로로 진출하는 비율이 2%에도 못 미치는 현실도 언급했다. 프로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은 훈련 기회를 찾으려면 높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허 후보는 지역 협회의 독립구단이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독립구단은 해당 지역 출신 선수 70% 이상을 포함한 구성을 목표로 한다. K1~K7 리그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연간 3~4회의 지역협회장배 대회를 비롯해 지역협회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다양한 대회에도 참가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선수들은 회비를 지불하지 않는다. 또한 창단 및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지도자 인건비는 축구협회가 지원할 계획이다.
허 후보는 "독립구단을 통해 지역 축구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며, 선수와 지도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축구계 전체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축구계 내부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 허 후보는 KBS스포츠 유튜브 채널의 '수요축구회' 코너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출마 배경과 축구협회 개혁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 달 전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현대가를 상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왜 마음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축구협회의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답하며, "협회가 새롭게 태어나고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출마 자격에 나이 제한이 없었다면 차범근 전 감독에게 출마를 부탁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축구계 전반의 변화를 촉구했다.
허 후보는 국가대표팀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 축구협회의 구조를 비판하며, "미래의 손흥민, 박지성, 이영표, 김민재와 같은 선수를 육성할 기본 틀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팀만을 중시하면 축구계의 미래가 약화될 수 있다며, 유소년과 미래 세대를 위한 육성 체계 강화를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축구협회장 출마 선언 당시 5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공약을 발표한 허 후보는,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전략을 계속해서 공개할 계획이다. 차기 한국 축구를 이끌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