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호텔계 비상... 연말 성수기인데 위기

2024-12-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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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안전 관련 문의 폭증
“한 곳서만 하루 20건 예약 취소”

국내 호텔들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위기를 맞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외국인 출장자와 관광객의 객실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정부와 공공기관이 계획했던 호텔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요 호텔들이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 픽사베이
서울의 주요 호텔들이 연말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 픽사베이

서울 주요 호텔들의 예약 취소율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다. 서울 남대문 인근 한 호텔 관계자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하루 만에 약 20건의 예약 취소가 들어왔다”며 “특별한 상황인 만큼 수수료 없이 취소 처리를 해줬다”고 말했다. 남산 인근 대형 호텔도 “최근 하루 평균 10건 넘는 취소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런 수준의 취소 건수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취소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들의 불안감이다. 영국과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가 한국을 ‘여행 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불안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 인근 호텔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과거 비슷한 사례를 떠올리는 외국인들이 많은 듯하다”며 “대피소 여부나 군인들의 거리 배치 등 안전에 관한 질문이 많다”고 밝혔다. 이 호텔은 연말 예약이 이미 꽉 찼지만 대규모 취소 가능성에 대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마련 중이다.

연말 호텔 연회와 행사는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최한 행사는 대부분 취소나 연기됐다. 서울 시내 한 대형 호텔 관계자는 “연말 계획된 연회 중 약 5%가 이틀 만에 취소됐다”며 “정부 관련 행사가 일제히 보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호텔업계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올해 국내 호텔은 K팝과 K푸드 등 K컬처의 영향으로 방한 외국인이 급증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올해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약 1374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4% 증가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이 커지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출장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텔업계는 이번 사태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