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계엄군들, 신분 노출 우려 무릅쓰고 JTBC 인터뷰에서…

2024-12-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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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끌어내라는 명령 받았다”… 윤 대통령 주장과 차이
“45년 전 선배들이 겪었던 고통 되풀이할까봐 두려웠다”

계엄군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JTBC가 5일 보도했다. /     JTBC 뉴스 영상 캡처
계엄군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JTBC가 5일 보도했다. / JTBC 뉴스 영상 캡처
계엄군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JTBC가 5일 보도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를 막으려 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경고용이라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차이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계엄군들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 JTBC 뉴스 유튜브

매체에 따르면 국회로 출동한 계엄군들은 자신들의 임무조차 모른 채 움직였다. 707특임대는 계엄 선포 이틀 전부터 비상대기 상태였지만 이유를 듣지 못했으며, 1공수부대는 계엄 발표 30분 전 비상 소집됐다. 국회가 작전 지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인 임무는 현장에 도착해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출동 당시 상황에 대해 한 계엄군은 방송에 “그냥 가라 하니까 출동했는데, 다들 ‘뭐지?’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엄군은 “아무 명령도 없었다. 뭐라도 줘야 할 텐데 아무 지시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당시 계엄 작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여준다.

JTBC는 계엄군들의 신분 보호를 위해 음성을 강하게 변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신분이 노출될까 걱정하면서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증언에 나섰다. 출동 당시 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가 없었던 이유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보안 외에도 저항이나 항명 가능성을 우려한 측면도 있었다.

계엄군은 국회로 이동 중에야 비로소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회 경내에서 한참 대기하던 중 내려온 첫 명령은 다름 아닌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것이었다. 해당 명령에 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야당에게 경고만 하려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주장과 차이가 있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계엄군은 시민들과 대치하는 동안 명령을 수행하면서도 돌발 상황을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한 계엄군은 “시민들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고민이 컸다”며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이 내려온 뒤에도 계엄군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임무를 수행하려고 했다.

한 계엄군은 “45년 전 선배들이 겪었던 고통과 부대의 부정적 이미지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계엄군들의 증언은 계엄 상황에서 명령 체계의 혼란, 계엄군 내부의 갈등, 그리고 계엄의 진짜 목적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