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강하게 반대했던 푸틴이 갑자기 옹호론자로 바뀐 이유
2024-12-0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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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푸틴, 비트코인 옹호 발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를 새로운 금융 대안으로 언급하며 국제 경제 질서에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
푸틴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서방 국가들의 제재와 동결된 외환 보유액을 언급하며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를 피해 금융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외환 보유고 약 3000억 달러(약 424조 원)를 동결한 사례를 지적하며, 외화를 보유하는 것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강조했다.
그는 "쉽게 잃을 수 있는 외화 보유액을 왜 쌓아야 하나"라며 기존 외환 중심의 국제 금융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외환 동결 조치가 미국 달러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암호화폐가 이에 대한 대안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누가 금지할 수 있나"라고 발언하며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특성을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화폐 시스템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암호화폐가 국제 금융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수단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트코인 외에도 전자 결제 시스템을 또 다른 대안으로 언급하며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의 대체 가능성을 열어뒀다.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태도를 재정립하고 있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2022년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인해 암호화폐와 디지털 금융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최근 디지털 루블 도입을 준비 중이며 내년 여름 본격적으로 이를 시행할 계획이다. 디지털 루블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로, 국제 결제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 의존도를 낮추고 독립적인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