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맞고 돌아간 입…어떻게 해야 할까?

2024-12-05 13:45

add remove print link

“특히 기저 질환 보유 환자는 면역력 증강에 더욱 힘써야 한다”

추운 곳에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추운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지며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는 데다, 혈관이 수축돼 안면에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안면신경마비. / jaojormami-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안면신경마비. / jaojormami-shutterstock.com

안면신경마비는 한쪽 얼굴에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양치나 식사 중 마비된 쪽으로 침과 음식물이 흘러내릴 수 있으며, 이마부터 입까지 주름을 잡을 수 없다.

강릉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정미 교수는 "마비가 온 쪽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뻑뻑하고 흐려 보일 수 있으며, 소리가 울려 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마비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48시간 이내, 늦어도 3일 안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골든타임이 지난 환자의 약 30%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을 겪는다"며 "골든타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영구 장애 확률을 절반인 15% 정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물리 치료, 보톡스 주사 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신경의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앞당긴다. 최대한 빨리 스테로이드를 투여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이 외에도 항바이러스제, 혈액순환제, 비타민B가 처방될 수 있다.

약 1~2주간의 급성기가 지나고 나서는 물리 치료가 효과적이다. 물리 치료는 회복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 발생일로부터 4주 이내에 크게 호전되지 않으면 보톡스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소량의 보톡스를 정상 쪽 얼굴 여러 군데에 나눠 주사한다"며 "마비가 온 쪽 얼굴 근육의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고 안면신경 재생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수술적 치료인 안면신경감압술은 완전 마비에 가까운 중증 안면신경마비와 외상으로 인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진행한다.

안면신경마비의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한다.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것도 좋다. 대상포진 감염으로도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특히 혈관과 신경에 영향을 주는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 질환 보유 환자는 면역력 증강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상 발생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비가 온 쪽의 눈을 보호하는 것이다. 마비로 눈이 잘 감기지 않으면 눈의 표면인 각막이 계속 공기에 닿아 노출성 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어 각막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