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날인데…” 갑작스러운 계엄령에 뜬눈으로 밤새운 여행객들
2024-12-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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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업계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 유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 영향으로 항공권 예매를 마친 여행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지난 4일 오전 한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일 출국인데 비행기 뜨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일본 여행을 앞둔 직장인 여성 A 씨였다. A 씨는 "계엄령이 내려진 직후 출국이 금지되는 줄 알고 뜬 눈으로 밤새 뉴스로 상황을 지켜봤다"며 "실시간으로 엔화가 코인처럼 급등하는 걸 보며 불안한 밤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에 출국을 3일 앞둔 한 여행객은 "생전 처음 겪는 계엄 상황이라 뉴스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11시 이후 통행 시 불시 검문 및 체포라는 자막을 입힌 속보 사진을 보고 놀랐다"며 "밤새 숙박 취소하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잠들었다"고 댓글을 남겼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엄령이 선포되자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에 개설된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 생중계 화면에 합성된 '오후 11시 이후 통행 시 불시 검문·체포' 등의 사진이 공유됐다. 이 사진들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계엄령은 국가 비상사태 시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대통령이 선포할 수 있는 조치로 계엄사 판단에 따라 공항이나 특정 지역의 항공 운항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 과거 계엄령 때는 국가 안보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일반인 해외 출국이 금지된 적도 있다.
다만 계엄령 선포가 반드시 해외 출국 금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조치는 계엄사령관의 결정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국토부는 지난 4일 오후 11시 50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긴급회의 이후 국토부는 "국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도로, 철도, 항공 등 교통과 건설 현장을 정상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항공사는 전 여객편을 정상 운항 중이다. 다만 이들 업계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 승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항공기 운항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 중이며 관련 내용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여 만인 오전 4시 27분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