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사람…'안 아파서' 그렇다”
2024-12-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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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통증에 공감하지 못해 더 공격적일 수 있다”
알코올은 신체를 통증에 둔감해지게 만들어 공격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6일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알코올 및 약물 연구 저널'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3~4잔의 알코올성 음료를 마신다는 870명의 참가자들에게 20분 동안 알코올 또는 위약 음료를 마시게 했다.
위약 음료는 오렌지 주스 위에 소량의 알코올을 뿌리고 잔 가장자리에 알코올을 뿌려 알코올 음료처럼 맛이 나도록 했다. 오렌지 주스 음료는 알코올과 똑같아 보여서 참가자는 자신이 어떤 음료를 마셨는지 알 수 없었다.
음료를 마신 후, 참가자들은 1초 동안 두 손가락에 짧은 전기 충격을 받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아프다'고 표현할 때까지 충격 강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의 통증 역치를 측정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온라인 반응 시간 경쟁 과제에 참여했다. 승자는 패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할 수 있었고, 충격 강도는 1(약함)에서 10(강함)까지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충격 지속 시간도 선택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알코올을 섭취한 참가자들은 전기 충격에 대한 통증을 덜 느꼈다. 통증 저항력이 높은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더 강하고 긴 충격을 가하는 등 공격성이 높았다.
반면, 위약 음료를 마신 참가자들은 덜 공격적이었고, 통증 역치도 낮았다.
연구팀은 "술에 취한 사람들은 자신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통증에 공감하지 못해 더 공격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브래드 부시먼 교수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해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통증 저항력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참가자들의 평균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95%에서 0.11%로, 대부분의 미국 주에서 법적 한도인 0.08%를 약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먼 교수는 "이번 실험에서 테스트한 것보다 더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통증 저항력이 더 높아져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