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도 식습관에 따라 '이것' 증상 다르게 나타날까?”…11년에 걸친 실험

2024-12-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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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에 비해 우울증 증상이 감소

쌍둥이 중 한 사람만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했더니 우울증 증상이 더 적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beeboy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beeboys-shutterstock.com

지난달 29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의 건강한 뇌 노화 센터(CHeBA)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호주, 덴마크, 스웨덴, 미국에서 쌍둥이를 대상으로 실시된 네 개의 종단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11년에 걸친 과일 및 채소 섭취량과 우울증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참가자는 기준 시점에 45세 이상인 사람 중 과일 및 채소 섭취량 데이터와 우울증에 관한 데이터가 확인 가능한 3483명을 대상으로 했다.

기존 연구들은 과일과 채소 섭취가 우울증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지만, 45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 공동 저자이자 CHeBA의 유전체 및 후성유전체 그룹 리더인 카렌 매더 박사는 “쌍둥이는 50~100%의 유전적 배경을 공유하며, 동일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다”며 “쌍둥이 연구 설계의 장점 중 하나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생애 초기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원치 않는 요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에 포함된 모든 연구에서 식품 빈도 설문지를 사용해 과일과 채소 섭취를 평가했다. 과일은 바나나, 감귤류, 사과, 배 등 13종을 조사했고, 채소는 조리 방법에 상관없이 섭취량을 수집했다. 다만, 감자 섭취는 조리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주요 분석에서 제외됐다.

연구에서 과일 섭취가 적은 그룹은 하루 평균 0.3회 섭취했고, 많은 그룹은 2.1회 섭취했다. 채소 섭취가 적은 그룹은 하루 평균 0.5회 섭취했고, 많은 그룹은 2.0회 섭취했다.

우울증 증상은 참가자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다양한 감정을 얼마나 자주 경험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됐다.

분석 결과, 쌍둥이라는 요인은 채소 섭취와 우울증 증상 간의 연관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쌍둥이 중에서도 채소를 많이 섭취한 쪽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울증 증상이 적었다.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에 비해 우울증 증상이 감소했다. 그러나 과일 섭취와 우울증 증상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 비타민, 미량 영양소가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뇌의 산화 손상을 예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은 사람들조차도 많은 국가에서 권장하는 섭취량을 충족하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400g의 과일과 채소 섭취를 권장하고, 한국은 500g 이상을 권장한다.

연구진은 "과일과 채소 섭취를 권장량까지 늘리면 우울증 증상이 얼마나 감소할지 확신할 수 없다"며 "향후 연구에서는 더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도구를 사용해 과일과 채소 섭취 데이터를 수집하고, 우울증 증상에 대한 임상 평가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