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세게 풀었다간 큰일 난다…콧속이 답답해도 참아야 하는 이유
2024-12-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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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풀 때는 최대한 부드럽고 약하게 풀어야
많은 감기·비염 환자들은 코막힘과 콧물에 시달린다. 인간의 코는 매일 1~2L의 콧물을 생성하며,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는 바이러스를 가두기 위해 더욱 끈적한 점액을 만들어낸다. 이때 코를 풀게 되면 숨을 쉬기가 한결 편해지지만, 너무 세게 풀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국 시카고 러시 대학교 메디컬 센터의 피터 필립 박사는 코를 풀 때 점액이 뒤로 밀려 들어가 부비동(코 옆에 위치하는 두개골 안의 빈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필립 박사는 2000년 연구에서 사람의 코에 염료를 넣어 코를 강하게 풀었을 때 콧물이 어디로 향하는지 추적하기도 했다. 그 결과, 염료는 부비동으로 역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칸와르 켈리 박사는 "부비동에서 나온 액체가 유스타키오관(코 뒤쪽과 중이(귀의 중간 부분)를 연결하는 관)을 통해 중이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이염(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켈리 박사는 "실제 사례는 드문 편이지만, 코를 너무 세게 풀면 고막이 터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를 세게 풀면 혈관이 손상돼 코피가 날 수 있다. 코 내벽에 염증이 생기거나 건조해지면 혈관이 노출된다. 이때, 코 앞쪽에 위치한 혈관은 코를 푸는 압력으로 인해 쉽게 터질 수 있다. 거친 휴지를 사용하거나 코를 자주 후비는 것도 코피의 원인이 된다.
코 입구 근처에 생기는 세균 감염인 비강 전정염(코 입구 근처에 여드름과 종기가 생기는 질환)도 코를 세게 풀 때 발생할 수 있다. 켈리 박사는 "거친 휴지로 코를 자주 풀면 미세한 상처가 생겨 세균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염은 주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드물지만, 코를 너무 세게 풀어 안와골절(눈 주위 뼈가 부러지는 것)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안와골절이 발생하면 눈 주위가 심한 고통과 함께 부어오르고, 심각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 있다. 필립 박사는 "이런 일은 매우 드물지만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코를 풀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최대한 부드럽고 약하게 코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켈리 박사는 "한쪽 콧구멍을 막고 다른 쪽 콧구멍을 부드럽게 풀라"며 "부드럽고 보습 성분이 있는 휴지를 사용해 코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코막힘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식염수 세척이다. 필립 박사는 "식염수 세척이 콧속을 깨끗하게 해주고 점액과 세균을 제거해준다"며 "이는 감기나 부비동염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비충혈 제거제(코막힘을 완화하는 약물)도 코막힘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필립 박사는 "페닐에프린과 옥시메타졸린이 들어 있는 비충혈 제거제가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약물은 3일 이상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과도한 사용은 약물성 비염(비충혈 제거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얼굴에 따뜻한 찜질을 하거나 증기를 쐬는 것도 점액을 부드럽게 해 자연스럽게 나오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