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계엄 선포] 윤 대통령 당혹스럽게 만드는 미국 주요 매체들의 반응

2024-12-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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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적인 셀프 쿠데타" "민주주의 손상" "한·미 동맹에도 파장”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 대통령실
주요 해외 매체가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파장이 국제 사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크게 위축하는 결정이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뉴스1
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뉴스1

포린폴리시 "굴욕적인 셀프 쿠데타"

미국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윤 대통령이 직면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내린 계엄령 선포를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극단적인 시도"로 규정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셀프 쿠데타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매체는 윤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한국 사회 내부의 분열을 심화하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신뢰를 잃었고,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도에 의문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디 애틀랜틱 "민주주의 제도에 손상을 준 계엄령"

미국 시사지 디 애틀랜틱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국의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매체는 “이번 계엄령 선포는 윤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한국 민주주의 제도에 손상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민주주의의 약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체는 미국 정치 상황과 비교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미국 정가에 중요한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의 권력 유지 시도가 "미숙한 권위주의자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 “박정희식 군사 통치의 부활”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과거 박정희 군사정권의 전술을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정치적 생존을 위해 군사적 조치를 동원했지만, 그 결과는 자신의 몰락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계엄령 선포가 국회와 국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면서 오히려 윤 대통령의 정치적 고립을 심화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군사 독재를 벗어나 민주주의로 이뤄낸 성과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사건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시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1980년대 군사정권의 기억 소환"

워싱턴포스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이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번 사건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이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불러일으켰다”며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정치적 긴장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은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나라로 성장했지만 이번 사태는 그간의 성취를 후퇴시키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 사회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신뢰도가 손상됐다고 경고했다.

AP통신 "정치적 드라마로 끝난 계엄령"

AP통신은 계엄령 해제 과정을 상세히 다루며, 국회에서 재석 의원 190명 전원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령은 정치적 드라마의 밤으로 끝났고, 이 과정은 한국 정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통해 반대 세력을 제압하려 했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권력 기반이 약화됐음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한·미 동맹에도 파장”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계엄령 사태가 한·미 동맹에 심각한 도전 과제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NYT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 동맹 중 하나였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의 대(對)아시아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였던 이유는 민주주의의 등불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면서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 구도를 강조해 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위기에 대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두고 공통적으로 민주주의 후퇴와 권위주의적 통치의 부활을 경고했다. 이들은 한국이 군사독재 시절을 넘어 민주주의의 성숙한 모델로 자리 잡았던 과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계엄령 선포가 과거로의 후퇴를 암시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국회와 국민의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엄령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결정이 향후 정치적 생존 가능성을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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