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영표는…" 허정무, 한국 축구 레전드 향해 '당부의 말' 전했다 (+이유)

2024-12-05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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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파전 구도 형성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허정무 “박지성·이영표는 한국 축구에 보물같은 자원”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가대표 출신 박지성과 이영표를 언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허 전 이사장은 4일 유튜브 채널 KBS 스포츠 '수요축구회' 코너와의 인터뷰에서 "축구협회는 새롭게 태어나야 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현대가(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측)와 맞서기가 쉽지 않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출마를 두고 차범근 감독에게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주요 공약은 축구 꿈나무 육성이다. 허 전 이사장은 "축구협회가 지금까지 국가대표팀 위주로 운영돼 왔다"며 "미래의 손흥민, 박지성, 이영표, 김민재와 같은 선수를 키우려면 근본적인 틀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표팀 중심의 운영은 축구 발전을 장기적으로 정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 전 이사장은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그는 두 사람을 '자랑스러운 제자이자 후배'라고 칭하며 "이분들에게 부담을 드리고 싶진 않다. 다만, 이들은 한국 축구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보물 같은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축구계를 위해 큰 힘을 쏟아줄 때다. 축구를 외면하지 말고 축구를 통해 받은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파주NFC와 천안축구센터 활용 방안도 공약으로 제시됐다. 허 전 이사장은 "천안과 파주를 함께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천안 축구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천안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해를 풀고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해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 3일 YTN라디오 뉴스FM '이슈앤피플' 코너 '쌀롱 드 상암'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축구협회의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정 회장과 측근들은 이제 물러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승부조작범 사면 사건은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은 오랜 기간 변화가 없으면 정체되거나 퇴보한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투명하고 체계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전 이사장은 정 회장 체제에서 지난 12년간 한국 축구가 퇴보했다고 평가하며 "지금이야말로 팬들에게 신뢰를 주는 협회로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명, 공정, 동행, 균형,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축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세대가 협회를 이끌어야 한다. 나는 변화를 이끄는 다리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거 후보인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에 대해서는 "축구 해설자로서 훌륭한 경력을 가진 분"이라며 존중을 표했다.

허 전 이사장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 대해 돌아보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뜻깊은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8강 진출 실패가 아쉽다"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해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1월 8일 예정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정 회장, 허 전 이사장, 신 교수가 출마를 선언해 삼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 이후 줄곧 정 회장의 4선 도전과 현 체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