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하려다가…우리 아이 온몸에 '이것'이 자라날 수도 있다

탈모 치료제로 쓰이는 약품 '미녹시딜'이 아이들의 온몸에 털이 자라는 늑대인간 증후군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보건 당국은 최근 아이들에게 늑대인간 증후군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사례는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12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스페인 북부 나바라 약물 모니터링 센터에 따르면 첫 사례는 지난해 4월 발생했다. 한 신생아의 아버지가 탈모 치료를 위해 5% 농도의 미녹시딜을 사용하던 중 아기가 등에 털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가정에서 약물 사용을 중단하자 증상은 곧바로 사라졌다.

스페인 언론 엘 에코노미스타에 따르면, 나바라 약물 모니터링 센터는 해당 사례 이후 스페인 약물 모니터링 시스템과 유럽 의약품청 데이터베이스를 평가했다.

그 결과, 미녹시딜과 관련된 신생아의 과다 털 성장(과다모증) 사례 10건이 발견됐다. 이후 2014년 프랑스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음이 추가로 발견됐다. 모든 사례에서 부모가 미녹시딜 사용을 중단하자 증상이 개선됐다.

나바라 약물 모니터링 센터는 미녹시딜이 부모의 피부나 입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약물이 피부에 직접 적용되기 때문에 아기가 부모의 머리카락과 손을 만지거나 입에 넣으면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스페인 보건 당국은 신생아와 어린 아기가 미녹시딜에 노출될 경우 심장과 신장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늑대인간 증후군, 즉 과다모증은 얼굴, 팔 등 신체 여러 부위에 길이 5cm까지 털이 자라는 증상이다. 이는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면도, 왁싱, 이발 등의 방법으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판매되는 미녹시딜에 경고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벨에는 아기에게 과다모증 위험이 있다는 경고와 약물이 적용된 부위와 아기의 접촉을 피하라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한국의약정보센터에 따르면, 미녹시딜은 혈압 강하제이자 탈모 치료제다. 5mg 용량의 정제는 혈관 확장 효과로 혈압 강하제로 사용되며, 2~5% 국소 용액은 모낭을 자극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탈모 치료제로 사용된다.

기존의 연구에서 미녹시딜은 성인이 두피에 하루 2회 한 티스푼만 사용해도 빠른 심장 박동이나 염분과 수분 저류(흐르지 않고 머무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미녹시딜이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남성과 여성의 탈모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언하며, 스트레스, 질병, 철분 결핍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탈모에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녹시딜 사용 후 모발 성장은 평균 2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