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에 12·12 영화 '서울의 봄'도 1년만에 재주목
2024-12-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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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군사반란 실화 다뤄…비수기에 1312만명 동원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전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로 군이 동원된 국가비상사태라는 비슷한 상황이 배경이 된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년 만에 재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3일 밤 10시 25분 긴급 담화를 통해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에 의해 피살된 이후 45년 만에 발령된 비상계엄령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내려진 계엄령에 충격받은 시민들과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2024년판 서울의 봄’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X(구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 키워드에는 ‘계엄령’, ‘계엄령 해제’, ‘대통령 탄핵’ 등과 함께 ‘서울의 봄’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한국 영화 최초로 러닝타임 141분에 걸쳐 12·12 군사 반란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12·12 군사 반란의 주도자인 전두광(황정민 분)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로, 배우 황정민이 실감 나게 표현해 많은 관객의 공분을 샀다.
‘서울의 봄’은 입소문과 N차 관람을 통해 1312만 관객들을 극장에 동원했고, 지난달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선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함께 남우주연상(황정민) 등 4관왕을 휩쓸기도 했다.
1979년 당시 군을 동원해 계엄을 선포하고 권력을 찬탈했던 전두환·노태우 신군부 세력은 1996년 반란·내란수괴 등 혐의로 처벌받았다.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이날 밤 서울 여의도 국회에 헬기 여러 대와 탱크, 군인들이 진입한 사진 및 영상 등을 공유하며 “‘서울의 봄’ 생각난다”, “‘서울의 봄’ 장면도 똑같았던 것 같은데” 등 반응을 내놓았다.
혼란의 사태 속 '서울의 봄'을 언급한 정치인들의 발언도 주목받았다.
독일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계엄령 선포 이후 페이스북에 “또다시 '서울의 봄'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다”며 영화를 빗대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1980년 ‘서울의 봄’ 군부가 저질렀던 상황이 21세기에 재현됐다”고 표현하며 계엄 선포 행위를 위헌적, 불법적이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