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 등 완전 무장한 군, 계엄 해제안 가결 뒤에도 명령 없었다며 한때 '철수 거부'
2024-12-0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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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식통 “전례를 봤을 때 실탄으로 무장했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했던 계엄군이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과 수도방위사령부의 정예 병력 등으로 구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 소식통은 이들이 실탄으로 무장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전 특전사 대원들은 일찍이 군장을 메고 대기 중이었다고 뉴스1이 4일 보도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밤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특전사 예하 제1공수특전여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1공수여단은 특전사 예하 부대 중 최초로 창설됐으며 특전사의 모체부대다. 이들은 차량과 헬기 등을 통해 국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도방위사령부의 제35특수임무대대 소속 대원들도 계엄군으로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임대는 서울에서 테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출동해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다. 부대는 서울 관악구에 위치해 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는 현장 영상을 보면 이들은 방탄모와 마스크, 방탄조끼 등을 착용하고 있다. 특히 특수전 사양으로 현대화된 K1 기관단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일부는 야간투시경도 착용하는 등 완전 무장 상태로 작전에 투입됐다.
매체는 "비교적 국회와 가까운 곳에 있는 수방사와 특전사 대원들이 계엄군으로 편성된 게 아닌가 싶다"라며 "전례를 봤을 때 실탄으로 무장했을 수 있다"라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국회 본회의장 안팎에선 계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회 직원들과 당직자 등이 사무실 집기류로 출입문을 막으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국회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계엄군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기도 했다. 한 계엄군은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안 대변인에게 총구를 겨누기도 했다.
계엄사령부는 이날 오후 11시부로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등 내용이 담긴 제1호 포고령을 발령했다.
다만 국회가 4일 0시 48분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뒤에도 계엄군은 문과 임시 벽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시 계엄군은 헬기 6대로 1개 중대 규모의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문을 막던 당직자가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소식을 알렸음에도 계엄군의 진입 시도는 계속됐다. 계엄 해제 후 군이 국회 진입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다 군은 1시 20분께 철수를 시작했다. 당직자들이 철수하는 군인들을 뒤따르며 실탄 소지 여부와 책임자 이름을 물었지만 답하는 이는 없었다.
이후에도 일부 계엄군은 국회 본관 후문에서 명령이 오지 않아 철수할 수 없다며 한때 철수 요구를 거부하기도 했다. 한 당직자가 경찰에 신고해 체포를 요구한 뒤에야 계엄군은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27분께 비상계엄을 선포, 박인수 육군참모총장을 사령관으로 하는 계엄사령부가 국방부 영내에 설치됐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 2시간 30여 분 만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며 윤 대통령은 선포 6시간 만에 계엄사를 철수했다.
이후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직전인 4일 오전 4시께 "국방부 본부 비상소집을 해제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4시 30분께 "이날 오전 4시 22분부로 투입된 병력이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라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