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상상할 수 없는 일” 해외도 충격
2024-12-0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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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피하기 위해 계엄령 이용”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국회는 즉각 계엄 해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계엄령에 대응했지만, 이번 사태는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에 큰 충격을 안겼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방부는 전군 지휘관 회의를 열고 군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계엄군은 곧바로 국회로 진입해 의원들과 대치했고, 병력은 무장한 채 본청 내부까지 들어갔다. 일부 시민은 국회 앞에 모여 계엄령에 항의하며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회가 새벽까지 비상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결의안을 처리해 계엄군이 철수했다. 이 같은 혼란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과 한국 민주주의의 향방을 둘러싼 국내외의 우려를 증폭했다.
미국의 AP통신은 이번 비상계엄을 "한국 현대사에서 유례없는 놀라운 움직임"으로 평가하며 윤 대통령의 결정이 1980년대 권위주의 시대로의 회귀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AP는 계엄령 선포가 야당에 대한 대응 명분으로 제시됐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조차 이를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AP는 또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사실을 속보로 전하며 “한국 정치권이 윤 대통령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이번 계엄령 선포의 배경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충격파”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의 계엄령을 언급하며 이번 상황이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사건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논란, 경제 위기에 대한 불만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나온 조치라며, 대통령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통신은 “계엄령이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고 전하며 계엄령 해제 이후에도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한국 민주주의의 이례적 위기"라고 표현하며 이번 조치가 정치적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극단적인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여당조차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하며 한국 민주주의의 견고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를 통과시킨 상황을 두고 "대통령의 권력에 맞서는 역사적 결단"이라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민주화 이후 계엄령이 다시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조치가 국제적으로도 민주주의의 후퇴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헌법상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를 따라야 하지만 이행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의 정치적 분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하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이 국내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CNN은 이번 계엄령 선포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극단적인 결정 중 하나라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선택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의 BBC와 가디언은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를 조명하며 이번 사태를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평가했다. 가디언은 계엄령 선포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며, 군대를 동원한 조치가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해외 국제학 전문가들의 분석 및 평가를 모았다. 추핑후 동아시아국제관계연구소 공동 창립자는 "윤 대통령이 탄핵을 피하기 위해 계엄령을 쓰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현재 일어나는 일은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와 한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티머시 리치 웨스턴켄터키대 동아시아 전문 정치학 교수는 "1970년대 초반 계엄령을 선포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도전과 같은 국내 요인을 북한의 위협 탓으로 돌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황과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미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시위가 확산할 것 같다"고 말했다.
NHK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야당의 강경한 반발 속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1970~1980년대 한국의 군사정권 시절과 비교하며 민주화 이후 이러한 상황이 재발한 점에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CCTV도 한국의 비상계엄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와 한중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웨이보에서는 관련 검색어가 실시간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비상계엄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국회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긴박한 상황을 만들다. 국회 본청 진입을 저지하려는 시도와 계엄군의 충돌이 이어졌고, 일부는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