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기존 사업에 ‘배·전·반’까지 ‘양손잡이 경영’ 전략 가속화

2024-12-02 16:17

add remove print link

구자은 회장 ‘비전 2030’ 목표에 맞춰 새 사업 기회 지속 발굴 및 추진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초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MOU에서 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LS그룹 제공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초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MOU에서 그룹의 이차전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LS그룹 제공

LS그룹이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산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CFE(탄소 배출 없는 전력)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양손잡이 경영’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자산을 2배로 늘리겠다는 ‘비전(Vision) 2030’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초 신년사에서 그룹의 성장을 위한 비전으로 ▲ 제조 안정화 및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 확보 ▲ 미래 신사업·신시장 개척 선도 인재 확보 및 육성 ▲ 경영철학 'LS파트너십' 재무장을 제시했다.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    / LS그룹 제공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 전경 / LS그룹 제공

지난 9월에는 올해로 3회째 안양 LS타워에서 개최된 ‘LS 퓨처 데이(Future Day)’에서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전력 산업이기에 우리 LS에게 또 다른 기회가 오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인 ’비전 203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AI를 활용한 업무혁신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따라 LS의 주요 회사들은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오랜 사업적 경험을 살려 배터리 소재, 전기차 부품 및 충전 솔루션, 친환경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지속 발굴 및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안양 LS타워에서 개최된 LS Future Day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LS그룹 제공
지난 9월, 안양 LS타워에서 개최된 LS Future Day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LS그룹 제공

우선 LS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 LS는 EV 충전 인프라 구축과 운영 사업 개발을 위해 신규 법인 ‘LS이링크’를 E1과 공동 투자하여 설립했다. LS는 LS이링크를 앞세워 그룹 내 전기차 충전사업 역량을 모으고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LS이링크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대형 운수·화물 등 B2B 고객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LS그룹의 전력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사용환경에 맞춰 천장형 충전기, 전력분배와 순차충전을 자동 제어하는 충전관제 시스템 등 다양한 충전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LS이링크는 대형 운수, 물류, 화물 등 전국의 주요 사업자와의 파트너십 체결과 안정적 실적 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IPO(기업공개)를 추진, 유입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해 기술력 강화와 사업 확장을 꾀할 계획이다.

LS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S전선은 해상풍력발전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LS전선은 지난 7월,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동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위치하며, 엘리자베스강 유역 39만6700㎡(약 12만평) 부지에 연면적 7만㎡(약 2만평) 규모로 지어진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준공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규모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도 갖추게 된다. LS전선은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구자은 LS 회장(가운데)이 지난 3월,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관, LS 부스를 방문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LS그룹 제공
구자은 LS 회장(가운데)이 지난 3월,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 참관, LS 부스를 방문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LS그룹 제공

또한 LS전선은 지난 8월 멕시코에 대용량 전력배전시스템인 버스덕트(Busduct)와 전기차 배터리 부품 공장 등 두 개의 신규 공장을 착공했다. 신규 공장은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 산업단지 내 약 12만6000㎡(약 3만8000평) 부지에 연면적 1만6800㎡(5082평)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며, 2025년 하반기부터 제품을 양산하게 된다.

버스덕트는 금속 케이스 안에 판형 도체를 넣어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조립식이라 전선보다 설치와 이동이 간편한데다 전력 사용량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LS전선은 케레타로 버스덕트 공장을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대한 수출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멕시코 공장은 경북 구미, 중국 우시 공장과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호찌민 공장에 이어 LS전선의 네 번째 버스덕트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LS전선의 자회사 LS에코에너지도 글로벌 전력망 확충 움직임에 발맞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S에코에너지의 베트남 생산법인 LS-VINA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약 80%의 현지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를 넘어 덴마크 등 유럽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초고압 케이블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LS전선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추진을 위해 영국, 베트남에서 현지화 전략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기업, LS일렉트릭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2분기에 50%를 넘어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북미 현지 기업의 생산설비 투자가 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했고, 북미 전력 인프라 확대의 영향도 받았다.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는 2조7600억원으로, 향후 5년치 일감을 미리 확보 해 둔 상태다. 오는 2030년 해외 매출 비중 목표는 70%로 잡았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생산능력 확대에 1600억원 투자를 진행한다. 먼저 저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인프라 핵심 생산기지인 부산사업장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800억원을 투자한다. 부산사업장 초고압 생산동 옆 1만3223㎡(약 4000평) 규모 유휴부지에 공장을 신축하고, 진공건조 설비(VPD) 2기를 증설해 조립장과 시험실, 용접장 등 전 생산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매년 확대될 것으로 보고 내년 9월까지 공장 증설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 LS그룹 제공
구자은 LS그룹 회장 / LS그룹 제공

또한 LS일렉트릭은 지난 5월 말 자사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총 592억 원을 투자해 국내 중소 변압기 업체 ‘KOC전기’의 지분 51%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KOC전기는 부산과 울산에 사업장을 둔 종합 변압기 제조사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54kv급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해 납품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보유한 업체다.

LS일렉트릭은 KOC전기 인수 이후 초고압 변압기 제조 설비 증설을 추진해 내년 말까지 총 생산능력을 2배 넘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KOC전기 인수 후 부산사업장 추가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LS일렉트릭의 내년 말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총 5000억 원 규모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 2월 초 멕시코 두랑고에 전기차 부품공장을 준공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랑고 공장은 연면적 3만5000㎡ 규모로, 전기차 주요 부품인 EV릴레이(Relay) 500만대와 배터리 차단 유닛(BDU·Battery Disconnect Unit) 40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로써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충북 청주와 중국 우시에 이은 세 번째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북미 주요 완성차업체와 협력관계를 이어 나가면서 추가 투자로 생산라인을 증설해 2030년 북미 매출 7000억원, 전사 매출 1조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비철금속소재기업 LS MnM은 온산제련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IT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LS MnM은 2017년부터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온산제련소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는 ODS(Onsan Digital Smelter)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안전과 환경의 리스크를 사전 관리하고, 생산안정성과 생산효율성을 제고해, 올해까지 약 7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LS MnM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비즈니스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3년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 걸음을 디뎠으며, 1.8조원대의 투자를 통해 울산과 새만금에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2027년 울산을 시작으로 2029년 새만금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6만2000톤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이 기대된다. 이는 전기차 약 125만대에 들어가는 양이다. LS MnM은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과 함께 ‘황산니켈 → 전구체 → 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 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실현하고, LS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한편 LS MnM은 올해 6월, 세계 최대 광산기업인 BHP와 173만톤 규모의 동정광을 공급받는 초대형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LS MnM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약 35만톤씩 공급받게 된다. 이는 연간 사용하는 전체 동정광 물량의 20%로 LS MnM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며, 온산제련소의 생산 안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 LS그룹 제공
LS전선 동해 공장에서 생산된 해저 케이블이 포설선에 선적되고 있다. / LS그룹 제공

LS엠트론은 2021년 국내 최초로 자율작업 트랙터를 상용화했다. 별도 조작 없이 전후진과 회전, 작업기 연동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해 트랙터가 스스로 농사 지을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작업 시간은 25% 단축되고 수확량은 8% 증가해 작업자 편의성과 생산성을 모두 높였다. 자율작업 트랙터 고객 방문 무료 클리닉을 진행하고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마력 플래그십 모델 MT9과 전기트랙터 콘셉트 모델 EON3를 선보이며 대형 트랙터 시장과 전동 트랙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LS엠트론은 ‘메이드 포 몰더스 바이 몰더스(Made for Molders by Molders)’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고객 맞춤형 사출시스템 솔루션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에 테크센터를 신설하며 북미향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은 에너지 시장 변화에 따라 수소,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부터 E1은 경기도 과천, 고양 및 서울 강서에 위치한 LPG 충전소 3곳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과천 복합충전소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있어 LPG·수소·전기차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E1은 여수·인천·대산 기지 내에 작업자가 모바일 기기로도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작업 별 안전조치 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의 정보도 편리하게 조회함으로써 다양한 안전환경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안전환경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