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례적…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직접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2024-12-0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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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메달리스트 구본길, 오상욱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탄원서 제출
파리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구본길, 오상욱 선수를 포함한 펜싱계 인사 10여 명이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현 대한펜싱협회장인 최 회장이 펜싱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해달라고 서울고등법원에 호소했다.
2일 머니투데이는 법조계 말을 빌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최 전 회장에 대해 펜싱 선수 등 10여 명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직접 탄원서를 제출한 건 스포츠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라 특히 눈길을 끌었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부터 대한펜싱협회를 이끌며 2021년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6개 회사에서 2235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 가족과 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호텔 빌라 거주비, 개인 유상증자 대금, 계열사 자금 지원 등에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혐의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여러 계열사를 하청처럼 이용했다"며 1심과 동일하게 징역 12년, 벌금 1000억 원을 구형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피해 변제와 함께 "국내 펜싱 스포츠 붐에 기여했고 대한민국이 세계 펜싱 강국으로 거듭나 성과를 이룬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정의선 양궁협회장과 함께 주목받기도 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585억 원의 횡령·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최 회장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SK텔레시스 관련 936억 원 유상증자 배임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최 회장의 항소심 선고는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한편, 최신원 회장은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아시아 펜싱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4 아시아펜싱연맹 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재선임되며 2019년, 2021년에 이어 3회 연속 부회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한국 펜싱계 인사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최 회장은 아시아대회 한국 유치와 주니어 훈련캠프 개최 등 아시아 펜싱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 어워드상도 수상했다. 또한 2024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 한국팀과 개인전 오상욱 선수를 대신해 메달을 수상했다.
대한펜싱협회는 "파리올림픽 금메달 2개 획득에 이어 최신원 회장이 국제기구 주요 직책에 당선되면서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년 LA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아시아 펜싱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펜싱협회장 연임에도 도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