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축구감독'이 경기 후 겪은 대수모... 결국 못 참고 폭발했다
2024-12-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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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팬 야유에 손가락 여섯 개 들어 보이더니...
'지구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2일(한국시각)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2024-25 EPL 13라운드 경기에서 맨시티는 리버풀에 0-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맨시티는 리그 4연패에 빠졌다. 승점 23점으로 리그 5위로 추락했다. 이로써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7경기에서 1무 6패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앞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페예노르트를 상대로 3-1로 앞서다 3-3으로 비긴 바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EPL에서만 6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엔 사상 처음으로 4연패를 달성했다. 2022~2023시즌에는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오르면서 EPL, FA컵 우승과 더불어 트레블(3관왕)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그컵과 FIFA 클럽월드컵 등을 포함해 총 18개의 토르피를 맨시티에 선물했다. 그런 그에게 최근 경기 1무 6패는 '흑역사'와도 같다.
경기 후 리버풀 팬들은 안필드에서 "내일 아침엔 경질될 것"이라는 조롱 섞인 합창을 쏟아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이 EPL에서 우승을 6회나 했다는 점을 알리려고 손가락 6개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리버풀 팬들과 우리는 많은 경쟁을 해왔기에 그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영국 현지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맨시티의 부진 원인을 분석하며 "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데브라이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창의적인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리버풀전에서 맨시티는 전술적인 유연성이 부족했고 리버풀의 빠른 압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확연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중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얼굴을 만지는 모습을 보이며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앞서 그는 페예노르트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얼굴과 머리에 붉은 상처 자국을 단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내 손가락, 내 손톱으로 자해하고 싶었다"고 말한 후 긁는 동작을 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달 맨시티와 2년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해 그의 리더십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최근 행보는 압박감을 반영한다"며 "그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면 그의 감독 경력에 큰 흠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결과만 보면 팬들의 비판은 정당하다. 브라이튼전 이후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팀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감독 생에 처음으로 맞는 절체절명의 위기인 만큼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반등을 노려야 한다. 다만 전술적 변화가 없으면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