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받아들인다”...'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진, 결국 고개 숙였다 (+이유)

2024-12-0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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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항의 빗발치자 공식 사과 전한 제작진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관련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시청자 ‘수어 희화화’ 항의에 제작진이 사과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배우 유연석(왼쪽부터), 채수빈, 장규리, 허남준이 지난 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연출 박상우·위득규/극본 김지운)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물이다 / 뉴스1
배우 유연석(왼쪽부터), 채수빈, 장규리, 허남준이 지난 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연출 박상우·위득규/극본 김지운)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물이다 / 뉴스1

1일 맥스무비 단독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지금 거신 전화는'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극중 ‘수어 통역’ 장면을 지적하는 내용의 항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자로 모 대학교 수어 동아리가 ‘수어 희화화에 대한 사과 요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는가 하면, 그에 앞서 22일 또 다른 시청자가 “청각장애인 수어 통역을 조롱거리로 삼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제작진은 각 지적에 답글을 달아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고개 숙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22일 방송된 ‘지금 거신 전화는’ 첫 회 속 뉴스 방송 장면이다. 모 대학교 수어동아리는 “수어 통역사가 ‘산사태’를 통역하던 중 (방송)송출 오류로 ‘산’ 수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면서 “극 중 제작진이 해당 수어를 보고 수어를 마치 손가락 욕으로 여기며 당황해하고, 나아가 아나운서가 ‘산’ 수어도 아닌 대놓고 손가락을 들어 보인 채 비웃으며 ‘이거 산이죠? 뫼 산? 제대로 먹여줬네요? 엿. 아니, 뫼 산’이라는 대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장면은 “수어를 청인의 오락거리로 삼는 드라마의 부적절한 행태”라면서 “농인에게 사과할 것”을 제작진에 요구했다.

이어 “농인과 수어에 대한 비하와 무지로 가득 찬 작품에 분노한다”면서 “이는 단순히 개별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대중문화업계 전반에 농인과 수어를 바라보는 왜곡된 피상적인 인식이 얼마나 팽배해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 다른 시청자도 해당 장면 등을 언급하며 “모욕적이고 당황스러웠다”며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우 채수빈이 지난 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발표회에서 수어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채수빈이 지난 달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제작발표회에서 수어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에 제작진은 “해당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제작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앞으로도 작품을 관심 있게 시청해 주시고, 모자란 점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대통령실 대변인(유연석)의 아내인 수어 통역사(채수빈)가 납치되고 이후 협박전화가 남편에게 걸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3년 전 정략결혼한 채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두 사람이 다시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아내는 남편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설정을 담고 있다. 수어는 두 사람이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소통하게 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된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