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포상식 참석 거부하고 찾은 곳... 배드민턴협회 '대굴욕'
2024-1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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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포상금 받는 포상식 대신 다른 종목 경기장에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 주최 포상식에 불참하면서 협회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안세영이 포상식에 가는 대신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놓고 다른 일정에 참석하면서 풀리지 않는 불만을 협회에 드러냈다는 말이 나온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지난달 30일 경남 밀양시 아리나호텔에서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치하하는 포상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에게 1억 원,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에게 각각 5000만 원의 포상금을 전달했다. 포상식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안세영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그의 빈자리는 소속팀 삼성생명의 길영아 감독이 대신 채웠고, 은메달리스트 김원호 역시 군사훈련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정나은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안세영의 불참은 단순히 개인 일정 때문만이 아니라 협회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세영은 포상식에 나타나지 않는 대신, 같은 시간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WKBL 용인 삼성생명과 부산 BNK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세영은 편안한 복장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농구장을 찾은 모습이었다. 그는 농구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장소에 자신을 드러내면서도 협회와는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안세영 측 관계자는 언론에 안세영이 포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포상식 날 오전엔 부상 재활 치료 프로그램 일정이 이미 잡혀 있고, 오후엔 예정된 가족 모임이 있어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안세영의 불참과 농구 경기 관람은 협회와의 관계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은 갈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 직후 인터뷰에서 협회의 부상 관리, 훈련 방식,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자신이 느낀 불만을 가감 없이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그는 대표팀 운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협회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인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협회는 이와 같은 문제 제기를 수용하고 일부 운영 방침을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안세영과의 신뢰 회복에는 실패했다. 실제로 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보조금법 위반과 관련해 셔틀콕 등 후원 물품 부당 배분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안세영의 불참은 협회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포상식에 참석한 김학균 국가대표팀 감독은 안세영과의 관계에 대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포함해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상호 간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갈등 해결 방안이나 협회와 선수 간의 관계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계획은 언급되지 않았다.
안세영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의 성공과 함께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 타이틀을 따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안세영이 협회와의 갈등 속에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은 안세영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세영은 협회와의 문제를 넘어선 진정한 영웅”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협회는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여전히 대중의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