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은 고작 7일...식당 앞을 매일 찾아오던 유기견 방구 [함께할개]

2024-11-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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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람 손길을 그리워해 찾아온 강아지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시한부를 선고받고 죽을 날을 기다리는 방구가 평생 가족을 찾고 있다.

제보자의 친구가 운영 중인 식당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방구 / 제보자 제공
제보자의 친구가 운영 중인 식당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방구 / 제보자 제공

"믹스는 아마 입양이 안 될 거예요." 구조대원이 교통사고를 당한 방구를 구조한 뒤 제보자에게 한 말이다.

제보자는 이 한마디 때문에 메일을 보냈다며 "품종 있는 강아지들이 아닌 믹스견은 가망이 없다는 말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주인이 없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순혈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10일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시한부를 선고받은 강아지를 위해 메일을 보낸다"라고 밝혔다.

이들의 인연은 제보자의 친구가 자신이 운영 중인 식당 앞을 우연히 지나가던 방구를 한 번 쓰다듬어 준 이후부터 시작됐다.

식당 앞에서 제보자 친구를 기다리는 방구 / 제보자 제공
식당 앞에서 제보자 친구를 기다리는 방구 / 제보자 제공

방구는 그날 이후 매일 같이 식당 앞을 찾아와 문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방구는 가라고 해도 식당 옆에 있는 도토리나무에 앉아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먹으며 제보자의 친구를 기다렸다.

제보자와 그의 친구는 방구라는 이름을 붙여준 뒤 사료와 물을 챙겨줬다. 방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그 식당 문 앞에서 제보자의 친구가 자신을 쓰다듬어 주기만을 기다렸다.

방구는 똑똑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한 뒤부터는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을 물지도 않았다. 방구는 모두가 지나치는 유기견이던 자신에게 선의를 베푼 사람을 매일 찾아와 나름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하는 착한 개였다.

그러던 중 3일 전 방구는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구조대는 방구를 데려가며 믹스는 입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제보자는 "제가 시한부를 선고받은 느낌이었다"라며 "인스타에 올라오는 여타 강아지들처럼 특별한 사연을 가진 강아지는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유기견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같이 사람 손길을 그리워해 식당 앞으로 찾아온 강아지에게 삶의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방구 / 제보자 제공
방구 / 제보자 제공

1살인 방구는 수컷이다.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았다. 온순하고 친화적이며 사람을 좋아한다.

[함께할개] 위키트리는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등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 동물 소개 코너 '함께할개'를 운영합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캠페인에 함께해 주세요. 제보 qllk338r@wikitree.co.kr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