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며 음주운전하던 조폭, 행인들이 따지자 가방서 흉기 꺼내더니... (경북)

26일 한국경제 인터넷판에 따르면 경북 경산경찰서가 최모(28) 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박모(28)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최씨는 지난 23일 구속됐으며, 박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최씨와 박씨의 범행은 21일 오전 6시경 경북 경산시 계양동 주택가 도로에서 벌어졌다. 당시 행인 김모(19) 씨와 정모(21)씨는 BMW 차량이 중앙선을 넘나들며 비틀거리다 멈추는 장면을 목격했다. 음주운전이 의심스러웠던 김 씨는 차량 창문을 두드리며 “술을 마시고 운전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격분한 최씨는 차에서 내려 “마셨다. 오늘 너희 교육 좀 시켜주겠다”며 가방에서 흉기를 꺼냈다.

최 씨는 김 씨 머리채를 잡아 목을 두 차례 찔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말리던 정씨 팔을 두 차례 더 찔렀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박 씨는 정 씨를 제압하며 휴대전화를 빼앗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목덜미에 깊이 4cm의 자상을 입고 얼굴에도 상처를 입었다. 정씨는 팔에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했다.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한 가해자들은 피해자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건 발생 약 6시간 만에 경산시의 한 식당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가해자 중 한 명이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혀 위치를 확인한 뒤 체포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이 경산 지역 폭력조직 Y파의 추종자라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 Y파 소속으로 알려진 이모(23) 씨가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형들은 초범이라 금방 나온다”며 합의를 강요했다고 한다. 또한 “형들은 조직 계보에 올라 있지 않아 큰 사건으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금전 합의를 요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특수상해와 폭행은 각각 형법 제257조와 제260조에 따라 중대한 범죄로 간주된다. 특수상해는 흉기 등 위험한 도구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히는 경우 적용되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폭행은 직접적인 물리적 손상을 가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경우 적용된다.

피해자들은 경찰이 가해자들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피해자 김씨는 “경동맥 근처를 찔려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도 살인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경찰 수사에 불만을 제기했다. 또한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사건 직후 삭제돼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에 대한 경찰의 대응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이번 주 안에 가해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추가 증거를 확보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한국경제에 밝혔다.